익살스런 피에로의 재롱에 웃음보가 터지고, 사자와 호랑이 등 맹수들의 공연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곡예사의 위험천만한 묘기에 가슴은 조마조마하다. 관객들은 2시간 반 동안 펼쳐진 쇼에 기쁨과 스릴, 감동을 느끼며 막이 내리는 무대를 향해 일어나서 힘차게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지상 최대의 쇼”라는 찬사를 받으며 146년 간 국민들에게 멋진 쇼를 보여준 ‘링링 브라더스와 바넘 & 베일리’ (이하 링링 서커스)서커스의 마지막 고별 공연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니온데일의 나소 콜로세움에서 열려 아름다운 추억과 아쉬운 눈물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링링 서커스의 시작은 1871년부터다. 초기엔 열대지방의 조류와 하마, 얼룩말, 코끼리 등 다양한 동물들이 무대에 등장했고, 아슬아슬한 공중 곡예 및 마술과 화려한 무대공연으로 서커스는 미국인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대중의 사랑을 받던 링링 서커스는 동물보호단체들의 공연 반대에 부딪히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가장 인기가 많던 코끼리 쇼가 학대 논란 속에 동물보호단체들과 14년간 법정 다툼을 벌였고, 문제가 불거지자 코끼리에게 날카로운 도구를 금지하는 규정을 마련한 지방자치단체들이 늘었다. 야생 동물 공연을 금지하는 지역도 생겨났다. 링링 서커스단은 결국 지난해 코끼리들을 보호센터 등으로 보내야만 했고, 공연의 중심이던 코끼리 쇼가 없어지자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관객이 급감했다. TV, 영화, 게임 등 다른 오락물의 등장도 서커스의 인기 추락에 한몫 했다. 서커스의 모회사인 펠드 엔터테인먼트는 관객 감소와 운영비 증가 등에서 오는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올해 1월 해체를 결정했다.
동물 학대 관련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서커스는 볼거리가 많지 않던 예전에는 마을 전체를 들썩이게 하는 인기만점의 종합예술공연이었다. 광대와 마술사, 아름다운 무희, 사나운 맹수와 믿기 어려운 곡예 등 아이나 어른이나 가슴 두근거리며 지켜봤을 것이다. 3대가 함께 본 링링 서커스를 다시 볼 수 없게 된 이들은 아쉬울 것이다.
홍인기 멀티미디어부 차장 hongik@hankookilbo.com 정리 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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