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 야구에서 퍼펙트를 기록한 SK 김태훈(27)이 프로 입단 9년 만에 데뷔 첫 승을 거뒀다.
김태훈은 2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2-0으로 앞선 6회초 1사 1ㆍ3루 위기 때 마운드에서 내려왔지만 구원 투수 김주한이 5번 채은성을 병살타로 요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승리 요건을 갖춘 김태훈은 결국 팀이 6-1로 이겨 1군 통산 46번째 등판에서 처음으로 1승을 챙겼다.
김태훈은 구리 인창고 시절인 2008년 8월 미추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부경고를 상대로 단 한 명의 타자를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 투구로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타자 27명을 상대로 삼진 15개, 내야 땅볼 11개, 외야 뜬 공 1개로 처리했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1차 지명으로 SK 유니폼을 입고 구단의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프로 입단 직후 팔꿈치 수술을 받고, 기나긴 재활을 겪었다. 2010년 처음 1군 무대를 밟아 딱 한 타자만 상대해 볼넷을 내주고 시즌을 마친 그는 2011년 16경기, 2012년 9경기에 나갔지만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다. 26경기에서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5.74의 성적을 남긴 채 2012시즌 후 상무에 입대했다. 2년 후를 기약했지만 상무에서 어깨 통증으로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군 복무 후 팀에 돌아와서도 2군에 머무는 날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 외국인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가 부상으로 빠진 사이 기회를 잡고 조금씩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 7일 넥센과 시즌 첫 선발 등판 때 4⅓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합격점을 받았고, 14일 KIA전에서는 4이닝 2실점을 했다. 20일 NC를 상대로도 4이닝 1실점으로 나쁘지 않은 투구를 했지만 이닝 소화 능력이 부족했다. 세 차례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아쉬움을 마침내 네 번째 등판에서 푼 그는 기분 좋은 승리까지 맛 봤다.
광주에서는 롯데가 선두 KIA를 8-2로 누르고 4연승을 달렸다. 개막 7연승 행진을 벌였던 KIA 선발 양현종은 지난 20일 두산전에서 4⅔이닝 6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은 데 이어 이날 5⅓이닝 7실점으로 2경기 연속 패전 투수가 됐다. 창원에서는 NC가 한화를 5-3, 고척에서는 넥센이 삼성을 18-3으로 제압했다. kt는 잠실에서 연장 10회 끝에 두산을 5-3으로 꺾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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