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인해 숨진 희생자 22명의 신원이 26일(현지시간) 모두 확인됐다. 하나같이 누군가의 사랑하는 가족 혹은 친구였던 이들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다시는 테러로 인한 참사가 일어나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최연소 희생자인 사피 로즈 루소스(8)의 죽음은 수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영국 랭커셔주 레이랜드 출신의 루소스는 사건 초기에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 중 한 명이다. 루소스가 다니던 탈턴공립초등학교 교장인 크리스 업턴은 “아름다운 소녀”였다며 애도를 표시했다. 폭발 이후 바닥에 쓰러져있던 루소스의 마지막을 지킨 트럭 기사 폴 레이드는 “(루소스가) 엄마를 매우 보고 싶어 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코트를 벗어 부상한 루소스를 감쌌지만 결국 아이는 짧은 생을 마감했다.
사망자 신원 확인이 진행되는 동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아리아나 그란데 공연장에 간 후 연락이 끊긴 가족과 친구를 찾는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알렉스 클리스(20)도 글을 올린 이 중 하나였다. 클리스는 “테러 공격 이후 부모님이 실종됐다”며 “저희 부모님과 마주치신 분은 제발, 제발 연락을 달라”는 글과 부모님의 사진을 게시했다. 폴란드 출신으로 영국 요크에 거주 중이던 이들은 안젤리카ㆍ마르친 부부로, 끝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희생자 대부분이 10대 소녀들 또는 딸을 데리러 온 가족이었다는 점이다. 올해 나란히 15세가 된 각자의 딸을 데리러 갔던 앨리슨 하우(45)와 리사 리스(47)도 숨을 거뒀다. 두 딸은 무사히 목숨을 건졌으나 동시에 어머니를 잃었다. 그란데의 공연 전날 “내일 당신을 만나게 돼 무척 설렌다”고 들떠 있던 열성팬 조지나 캘린더(18)도 이날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자신을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팬들을 떠나 보낸 그란데는 트위터를 통해 “마음 속 깊이 정말 많이 죄송하다”며 애도했다.
구단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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