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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jean)·셀피 저널리즘… 뉴스는 첫째도 둘째도 모바일

입력
2017.05.2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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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프 오마르 CNN 기자가 파트너와 함께 실시간으로 휴대폰 화면을 이용해 발표 자료를 소개하고 있다(왼쪽). 오마르 기자는 스마트 안경을 낀 채 자신이 바라보는 관객들과 행사장을 촬영해 SNS에 게재했다. 유수프 오마르 페이스북 캡처, 인마 제공
유수프 오마르 CNN 기자가 파트너와 함께 실시간으로 휴대폰 화면을 이용해 발표 자료를 소개하고 있다(왼쪽). 오마르 기자는 스마트 안경을 낀 채 자신이 바라보는 관객들과 행사장을 촬영해 SNS에 게재했다. 유수프 오마르 페이스북 캡처, 인마 제공

“나는 진 저널리스트(jeans journalist)다. 저널리즘에 필요한 모든 것은 내 청바지 안에 들어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 스퀘어에서 열린 2017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총회 발표자 가운데 단연 참가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은 이는 유수프 오마르 CNN 디지털담당 기자였다. 그는 스마트 안경을 낀 채 행사장을 촬영하며 등장했다. 발표자료 화면에는 그가 보고 있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비춰졌고, 강연 내용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실시간 중계됐다. 발표 방식도 파격적이었다. 참가자들에게 설문조사가 가능한 사이트를 접속하게 한 뒤 모바일 뉴스 이용행태와 관련해 즉석에서 답을 고르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딱딱한 발표 자료도 없었다. 그의 부인이기도 한 수마이야 오마르는 휴대폰 화면을 스크린에 띄운 뒤 즉석에서 오마르의 강연 장면과 핵심 내용 등을 스티커와 접목하며 센스 있게 담아 냈다. 그는 “모바일에서 가장 큰 변화는 스토리 포맷(이야기를 하는 방식)”이라며 “기자들은 모바일기기로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에 뉴스, 날짜 등의 정보를 손쉽게 담아낼 수 있고, 사용자들은 실시간으로 콘텐츠를 검색하고 있는 게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40개국으로부터 428명의 언론인들이 참가한 올해 국제뉴스미디어협회의 화두는 모바일과 수익화 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 이번 총회에는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해외 주요 언론과 학계, 구글 페이스북 등 기업 관계자들의 발표가 이어진 가운데 국내 언론 가운데서는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국일보 등 6개 언론사가 참가했다.

우선순위는 모바일

디지털 시대에 뉴스는 모바일 기기에서 소비되고 있으며 이는 기자들의 조직과 취재 방식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미 언론 허스트의 데이비드 호 부사장 겸 디지털 담당 주필은 “전 세계에서 이용되는 모바일 기기는 80억개에 달하고, 이 중 절반은 스마트폰”이라며 “지난 해 기준 110개의 톱 뉴스중 99개가 데스크톱이 아닌 모바일에서 소비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언론사들은 모바일 분야를 미래에 준비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지금 분석하고 활용해야 한다”며 “기사를 계획하고 표출할 때까지 모바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모바일에 특화된 사이트를 구축하는 것을 기본으로, 모바일 전문 팀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유수프 오마르 CNN기자는 모바일 저널리즘이 스토리텔링을 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모바일을 현장에 활용해 셀피 저널리스트, 스냅챗(SNS의 일종) 저널리스트라고 불리고 있다. 특히 취재원의 익명을 보장해야 하는 경우 인물을 흐리게 처리하는 대신 앱의 스티커를 활용함으로써 눈빛을 그대로 전달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용자들이 자신의 관점에서 뉴스를 소비하기 때문에 효과가 높고 전파 속도도 빠르다”며 “이는 이용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과도 연관된다”고 말했다.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대표가 국제뉴스미디어협회 총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은경기자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대표가 국제뉴스미디어협회 총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은경기자

일부만 유료화하는 프리미엄 모델이 트렌드

해외 언론사들은 종이 신문과 광고의 수익이 줄면서 디지털 시대의 수익원 확보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는 콘텐츠를 유료화하거나 블룸버그통신처럼 스토리텔링 방식을 통해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네이티브 애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언론사들은 일정 개수의 뉴스를 보여준 다음 유료화를 하는 뉴스 종량제(미터드 모델·metered model)에서 대부분의 뉴스를 무료로 제공하되 차별화된 뉴스나 서비스에 대해서만 유료로 하는 프리미엄(Freemium) 모델을 선호하고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아예 뉴스의 제목과 내용의 일부만 보여주고 뉴스는 완전히 유료화(페이월·Paywall) 전략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독일 빌트지에서 유료화를 책임지고 있는 토비아스 헤닝 책임자는 “2013년만 해도 광고수익이 대부분이었고 콘텐츠에 다한 비중은 낮았지만 현재는 유료 콘텐츠 비중이 크게 높아졌으며 이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빌트의 현재 유료 구독자수는 35만3,000명에 달하는데 연예인과 독점 영상, 금융 등의 콘텐츠가 인기가 높다. 노르웨이 일간지 쉽스테드의 시리 홀스태드 요하네센 세일즈 마케팅 총괄은 “일부 콘텐츠에 대해 유료화하는 프리미엄(Freemium)을 통한 유료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용자가 얼마나 자주 어떤 콘텐츠를 얼마나 읽는 지에 대한 분석이 유료화의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마크 톰슨 대표 겸 최고경영책임자(CEO)는 탄력적인 요금 부과제를 제시했다. 톰슨 대표는 “미 대선 당시 일시적으로 모든 콘텐츠에 대해 무료구독을 가능하게 했고, 이후 요금제를 원상 복구하자 유료 구독자가 급증했다”면서 "우리는 매주 요금제 모델을 수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이용이냐 경쟁이냐

언론사들은 구글, 페이스북과 경쟁하고 있고, 이로 인해 수익이나 접속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데에 크게 공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언론사의 규모나 형태에 따라 SNS 기업들의 언론시장 잠식에 대한 대처 방안은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예컨대 뉴욕타임스나 월스트리트저널처럼 독자적 플랫폼 구축이 가능한 매체들은 SNS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하지만 신생 언론들은 자신의 브랜드와 콘텐츠를 알리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마크 릿손 호주 멜버른 비즈니스 스쿨 교수 겸 싱가포르 경영대학 방문교수는 “페이스북과 구글과 경쟁해야 하며, 구글세 등을 요구하는 등 경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래학자인 에이미 웹도 “뉴스는 이제 신문이나 언론사 앱이 아니라 모바일을 통해 본다”며 “언론사의 경쟁상대는 IBM,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바이두, 아마존”이라고 말했다.

얼 윌킨슨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대표는 “인쇄 독자가 누구인지, 구글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뉴스를 보는 이용자들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며 “이용자들에게 콘텐츠를 공급할 플랫폼은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이용자 각각에 필요한 맞춤형 뉴스를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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