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6만3,000여명이 ‘금리인하 요구권’을 활용해 866억원의 대출이자를 아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신용등급 상승 등의 이유로 저축은행, 카드사, 보험 등 2금융권 금융사에 금리인하 요구권을 신청한 건수는 총 7만4,302건(신청금액 7조9,155억원)으로 나타났다. 은행, 보험, 카드사 등에서 돈을 빌린 사람은 승진 등으로 신용도가 오르면 금융사에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이 중 금융사가 대출자의 금리인하 요구를 받아들여 실제 금리인하 혜택을 본 건수는 6만3,002건(수용금액 7조4,835억원)이었다. 금리인하 수용률은 금액 기준 94.5%에 달한다. 지난해 2금융권의 금리인하 수용건수는 1년 전(12만7,734건ㆍ금액 기준 16조5,899억원)보다 50.7% 줄었는데, 이는 금리인하 요구 신청건수가 같은 기간 43%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신청건수가 급감한 건 경기침체로 개인의 신용도 개선이 미미했던 데다 저금리 기조로 금리를 추가로 낮춰달라고 요구할 유인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지난해 금리인하 혜택을 받은 개인대출의 20.1%는 신용도 상승에 따른 것이었다. 법정 최고금리(34.9%→27.9%) 인하를 이유로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해 금융사가 승인한 건수는 18%였다. 금융사가 고객의 요구를 받아들여 깎아준 금리는 평균 1.86%포인트였다. 이로 인한 대출자의 이자절감액은 연 866억원에 달한다.
금감원은 앞으로 금리인하 요구를 인터넷,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로도 신청할 수 있게 각 업권의 표준 여신거래기본약관을 개정하기로 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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