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차 협력사들도 어음이 아닌 현금 결제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국내 기업 중 첫 시도다.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의 거래 대금을 30일 이내에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는 프로세스를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 24일부터 2일간 수원 구미 광주 등에서 500여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해 참여를 독려했다.
2차 협력사 전액 현금 결제의 핵심은 삼성전자가 하나ㆍ신한ㆍ국민은행과 5,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물대지원펀드’다. 자금이 필요한 1차 협력사가 은행에 대출신청을 하면 물대지원펀드는 2차 협력사들과의 월 평균 거래금액 한도에서 1년간 무이자로 대출을 해준다. 필요 시 대출 기간은 1년 연장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1차 협력사 협의체인 협성회, 2차 협력사 협의체 수탁기업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현금 결제의 애로사항 등을 수렴해 펀드 조성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차 협력사 현금 결제의 빠른 정착을 위해 1차 협력사 종합평가 시 가산점을 반영하고, 신규 거래 협력사들은 처음부터 현금 결제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오는 2020년 5월 31일까지 3년간 펀드를 운영한 뒤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 주은기 부사장은 “1차 협력사들이 펀드를 최대한 활용해 현금 지급 패러다임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 물품 대금을 2005년부터 전액 현금으로 결제했다. 월 2회였던 결제 횟수는 2011년부터 4회로 늘렸다. 2013년부터 결제 시점은 거래가 끝난 뒤 10일 이내로 당겼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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