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업체로부터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잠적한 서울시 공무원이 경기 광명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24일 오전 11시15분쯤 경기 광명시 도덕산에서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전 팀장 A(51)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A씨는 연락이 두절된 9일 옷차림 그대로였고,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경기 한 시내버스업체 대표에게 ‘여의도로 가는 노선 증차 과정에서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1,000만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고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경찰에서 3월 말부터 3차례 조사를 받은 A씨는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뇌물 여부에 대해서는 부인해왔다. 그는 “돈은 빌린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7일 증거 인멸, 도주 우려 등 이유로 A씨를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금품을 받은 일시, 대가성 여부를 보완하라며 보강 수사를 지시했다. 이후 석방된 A씨는 9일 예정돼 있던 대질조사에 참여하기 위해 광진경찰서를 찾았으나 조사를 시작하기 전 경찰서를 빠져나간 뒤 연락이 두절됐다.
A씨는 상당한 압박감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확인된 1억1,000만원 외에도 A씨 계좌로 수백 만원이 80여차례 입금된 내역이 드러났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렇게 입금된 돈을 합치면 1억5,000만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사망해 불기소 의견(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넘길 예정이지만, 버스업체 뇌물 공여 여부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할 예정이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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