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의 수탁자 책임을 강조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Stewardship Code)를 도입한 1호 기관투자자가 나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24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토종 사모펀드(PEF)인 제이케이엘(JKL)파트너스가 스튜어드십 코드 첫 참여자가 됐다고 공지했다. JKL파트너스도 이날 자사 홈페이지에서 "한국지배구조원이 제정해 지난해 12월 공개한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 7개항을 바탕으로 'JKL파트너스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기관 투자자 중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곳은 JKL파트너스가 처음이다.
정장근 대표가 이끄는 JKL파트너스는 2014년 하림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운업체인 팬오션 인수를 끌어낸 토종 사모펀드다. 2001년 7월 설립돼 현재 8,819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집안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집사(스튜어드)처럼 기관 투자자가 수탁자의 자산을 선량하게 관리하기 위해 주주권을 적극 행사할 것을 주문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이다.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들이 기업의 의사 결정에 참여할 것을 유도하기 위해 제정됐다. 증시 관계자들은 스튜어드십 코드가 정착되면 한국의 고질적인 디스카운트 요소인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돼 우리 증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해 왔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급물살을 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전날인 지난 8일 국회에서 비상경제대책단 회의를 열고,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 등을 담은 '자본시장 육성과 중산·서민층 재산 형성 지원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또 미래에셋자산운용과 IBK투자증권을 포함한 23개사도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증시의 ‘큰 손’인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을 내서 가입을 고민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사모펀드 이외에도 공모펀드 등을 운용하는 대형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준비와 도입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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