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전통적 군사 안보뿐 아니라
국제공조 등 확장된 안보개념”
軍 출신 장악한 朴정부와 차별화
정치인 배제하고 관료ㆍ학자 중용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국가안보실 1ㆍ2차장을 끝으로 청와대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라인업을 완성했다. 외교관 출신의 안보실장에 이어 국방전문가로 거듭난 예비역 준장 출신의 1차장과 학자 출신의 2차장이 컨트롤타워를 형성하면서 외교안보 라인업은 전문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는 평이다. 또 국방부 출신 인사들이 장악했던 박근혜 정부의 안보실이 안보 정책을 우선시하며 남북 대치에 방점을 찍었다면 새 정부의 안보실은 협상과 외교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안보실 1ㆍ2차장 인선을 발표하면서 이상철(60) 신임 1차장에 대해서는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북핵 문제에 대한 학문적 연구와 실무를 겸비한 국방 전문가”로 김기정(61) 2차장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한반도 평화문제에 대한 연구를 해온 학자이자 외교정책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육사 38기로 국방부 군비검증통제단장 등을 지낸 이 신임 차장에 대해 예비역 출신보다는 학자로서의 경력을 강조한 것이다.
박 대변인은 인선 기준에 대해서도 “최근의 안보 개념은 전통적인 군사와 국방 안보뿐 아니라 다각적 국제 공조로 북핵 문제를 풀어야 하는 외교 안보 영역으로 확장된 종합 안보의 개념”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1차장은 국방 안보 전문가를, 2차장은 외교 전문가를 임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도 21일 정의용 실장을 임명하면서 “과거 정부에선 안보를 국방의 틀에서만 협소하게 봤다”며 “지금의 북핵 위기 상황에선 우리 안보에서 외교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의용 전 제네바 대사의 국가안보실장 기용에 이어 1, 2차장까지 국방, 외교 분야 전문가가 발탁됨에 따라 청와대 안보 컨트롤타워는 박근혜 정부와는 차별화된 면모를 갖췄다. 박근혜 정부에서 군인 출신이 안보 컨트롤타워를 장악했다면 새 정부는 군사적 색채를 크게 탈색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초대 안보실장에 육사 27기 출신의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이 발탁되고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이 바통을 이어받은 데다 박흥렬 전 육군참모총장이 경호실장에 임명되면서 안보 컨트롤타워에는 ‘군사적 파워’가 크게 작용했다. 이에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은 전략적 사고와 유연성을 상실한 채 강경기조로 흐르는 등 스스로 입지를 축소시키는 한계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외교안보 사령탑의 전문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정치인 출신 인사도 배제했다. 이에 따라 새 정부에서는 안보보다 통일정책이 우선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와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의 통일외교안보특보 기용을 두고 일각에서는 “직책 명칭에서부터 ‘통일’이 ‘외교안보’에 앞서고 있다”면서 이명박ㆍ박근혜 정권 9년 동안 후순위에 밀렸던 남북관계와 통일정책에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