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의역 사고 1주기 앞두고
장애물 센서 레이저로 교체 시작
외부 환경 영향 적게 받아 고장 감소
“새로 바뀐 이 레이저센서는 비상문만 열면 선로 안 쪽으로 들어갈 필요 없이 승강장에서 수리를 할 수 있습니다.”
2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서성태 서울메트로 승강장안전문관리단장이 새로 바뀐 장애물 검지 센서에 대해 설명했다. 지하철 승강장안전문 정비 중 열차에 치어 참변을 당한 구의역 사고 1주기를 나흘 앞두고서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승객 끼임을 막기 위해 승강장안전문에 설치한 장애물검지센서를 기존 적외선 센서에서 레이저센서로 교체하고 있다. 구의역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이다. 레이저센서의 가장 큰 이점은 승강장안전문 정비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레이저센서는 승강장에서 청소와 점검이 가능하다. 눈과 비, 먼지 등 외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기존 센서에 비해 장애도 적다. 가방, 우산 등에 의한 파손 가능성도 없다. 서울메트로는 현재 고장이 잦았던 2호선을 비롯한 승강장안전문 9,536곳을 연내에 모두 레이저센서로 바꿀 계획이다. 현재 24%(2,290곳)에서 교체가 끝났다.
지난 10일에는 121개 모든 역사의 승강장안전문 상황을 종합관제소에서 한눈에 볼 수 있는 ‘승강장안전문 관제시스템’을 구축했다. 고장이나 승객 끼임 사고 시 각 역의 폐쇄회로(CC)TV를 통해 종합관제소에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하면서 신속한 조치를 지시하게 된다. 기존에는 역무원이나 기관사가 종합관제소에 신고를 해야만 이후 조치가 진행되고, 종합관제소에서는 현장 상황을 직접 살펴볼 수 없었다.

이날 앞서 서울메트로는 2호선 신형 전동차도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지난 4월 반입돼 예비주행시험을 완료하고 시운전 중이며, 8월 중 실제 운행을 시작한다. 서울메트로는 내구연한이 다 된 낡은 2호선 전동차 200량을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이번에 선보인 신형 전동차는 이중으로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가 적용됐다. 시속 25㎞ 속도에서 부딪혀도 차체 손상이 없을 정도로 승객 안전에 신경 썼다. 운행 중 차량이 분리되거나 정전이 되도 자체 전원장치로 작동하는 무선방송시스템으로 안내방송이 가능하다. 5시간까지 버틸 수 있는 비상 객실 조명으로 승객 불안도 낮춘다.
내부도 한결 쾌적해졌다. 국내 최초로 미세먼지까지 걸러낼 수 있는 객실공기정화장치가설치됐다. 객실간 통로문 폭을 750㎜에서 1,200㎜로 늘리고 턱을 없애 탁 트인 느낌을 준다. 휠체어나 유모차 이동이 편해졌다. 남성 어깨 너비를 반영해 기존 7명이 앉던 좌석은 6인석으로 개선했다.
김태호 서울메트로 사장은 “지난해 구의역 사고 이후 서울시에서 약속한 안전한 지하철을 구축하기 위한 그간의 노력에 그치지 않고 철저한 안전관리를 통해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