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IS가 정교한 ‘못 폭탄’ 제공했을 수도… 英 최고 테러경보

알림

IS가 정교한 ‘못 폭탄’ 제공했을 수도… 英 최고 테러경보

입력
2017.05.24 16:23
0 0

맨체스터 아레나 자폭 테러범

무장단체 지시받았을 가능성

“다른 침입자 있을 것으로 본다”

군부대 투입 5단계 ‘임박’ 격상

경찰, 관련 용의자 4명 체포

실종 10대 등 희생자 속속 확인

폭발 현장 도운 노숙인 미담도

맨체스터 시민들이 23일 ‘아이 러브 맨체스터(나는 맨체스터를 사랑한다)’ 플래카드 등을 들고 맨체스터 앨버트광장에서 열린 추모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맨체스터=AP 연합뉴스
맨체스터 시민들이 23일 ‘아이 러브 맨체스터(나는 맨체스터를 사랑한다)’ 플래카드 등을 들고 맨체스터 앨버트광장에서 열린 추모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맨체스터=AP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3일 저녁(현지시간) 전날 발생한 맨체스터 아레나 자살폭탄 테러에 대응해 테러경보를 최고단계까지 격상했다. 폭탄 테러가 단독 범행인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추가 테러를 방비하기 위한 조치다. 영국 정보당국은 급조폭발물(IED)을 사용한 테러가 최근 유럽에서 일어난 ‘차량 테러’와 달리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테러라고 보고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무장집단과의 연결고리를 파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총리 집무실 앞에서 한 연설을 통해 영국의 테러 경보를 4단계 ‘심각(severe)’에서 5단계 ‘임박(critical)’으로 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당국자들이 이번 테러를 완전 단독 범행으로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추가 침입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경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임박’ 단계는 군부대가 무장경찰을 지원, 민간 다중이용시설과 행사에 투입돼 테러 경계를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실제 24일부터 영국 거리에는 군인을 비롯한 무장경관 병력이 크게 늘어났다. 이들은 경찰의 명령에 따라 작전을 수행한다.

영국에서 테러 경보가 최고 단계까지 올라온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임박’ 단계 발령은 대서양 항해 여객선을 폭파하려는 음모가 저지됐던 2006년, 런던 나이트클럽 폭파 시도가 있었던 2007년에 있었다. 영국은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의 ‘심각’ 단계를 지난 3년간 유지해 왔다.

정보당국은 테러 배후 조사에도 박차를 가했다. 용의자 살만 라마단 아베디가 사용한 폭탄을 제조하는 데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아베디가 IS와 연계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영 일간 가디언은 “테러 현장에서 의료진이 부상자 몸에서 볼트, 못 등을 뽑아냈다”라며 이른바 ‘못 폭탄’이 사용되었음을 확인했다. 맨체스터 경찰은 범죄 관련자로 의심되는 용의자 4명을 체포한 상태고 정보당국도 리비아계인 아베디가 IS 간부의 지시ㆍ교육을 받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집중하고 있다.

테러 발생 사흘째인 24일에는 테러 희생자 다수의 신원이 추가로 공개됐다. 전날 내내 모친 샬럿 캠벨이 방송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애타게 찾아 헤매던 올리비아 캠벨(15)은 결국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샬럿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사랑스럽고 소중한 딸이 너무 일찍 갔다”며 “천사들과 함께 노래하며 계속 웃고 있길 바란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전날 신원이 알려진 초등학생 사피 로즈 루소스(8)와 대학생 조지나 캘란더(18) 등 어린이와 청소년 다수가 피해자로 드러나면서 슬픔을 더하고 있다.

혼란과 슬픔 속에서 미담도 전해졌다. 테러 현장에서 부상자를 도운 노숙인 스티븐 존스가 영웅으로 떠오른 것. 그는 영국 민영 i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폭발 후 현장을 도망치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고 되돌아갔다”며 “도와야만 했다.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한다면 돕는 것이 본능”이라고 말했다. SNS에서는 희생자 돕기 모금에 더해 존스와 노숙인들을 위한 소셜 펀딩이 진행됐다.

한편 이번 테러가 극단 무슬림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여성혐오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공연 관람자 대다수가 젊은 여성이나 10대 소녀였다는 점, 그리고 공연을 펼친 아리아나 그란데가 주로 ‘강한 여성’을 노래하는 가수라는 사실에 주목해 여성을 혐오하는 범인이 일부러 희생자로 여성들을 노렸다고 지적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한 무슬림 여성이 맨채스터 앨버트광장에 마련된 임시 추모소에 촛불을 놓고 있다. 맨체스터=AP 연합뉴스
한 무슬림 여성이 맨채스터 앨버트광장에 마련된 임시 추모소에 촛불을 놓고 있다. 맨체스터=AP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