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관광객 수 감소세 전환
중국 정부 사드 보복 여파
제주관광시장이 9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섰다. 우리나라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도입에 대한 보복 조치로 내려진 중국 정부의 ‘금한령’(자국내 여행사들의 한국 관광 상품 판매 중단) 여파로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4일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까지 제주를 찾은 내ㆍ외국인 관광객은 571만6,188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73만2,313만명보다 1만6,125명(0.3%) 감소했다. 2008년 2월 이후 9년 만의 일이다. 제주를 방문한 누적 관광객 수는 지난 21일부터 감소세로 전환됐다. 관광객 수가 매년 10% 이상 늘어나는 양적성장을 거듭하던 제주관광시장에서 마이너스 성장세는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처럼 제주 방문 관광객 수가 줄어든 것은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들어 23일 현재까지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69만5,15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7만1,843명보다 48만5,681명(40.7%) 줄었다. 이 중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 99만2,478명보다 48만5,681명(48.9%) 감소한 50만6,797명이 제주를 찾았다.
반면 같은 기간 내국인 관광객은 502만1,030명이 제주를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 456만470명보다 46만560명(10.1%)이 늘어나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관광업계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특사파견 등으로 중국과의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연내에 ‘금한령’이 완화되길 희망하고 있다. 실제 도가 중국 현지 동향을 파악한 결과 지난 3월 사드 보복 조치 이후 중국∼제주 직항 항공노선을 중단했던 일부 항공사들이 다음달 초 상황 변화에 따라 노선 재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했지만 다행히 내국인 관광객들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며 “한중 관계가 개선돼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가 연내에 완화된다면 제주 방분 관광객 수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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