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에 태어난 아이가 지난해보다 12% 이상 급감하며, 분기당 출생아 수가 두 분기 연속 10만명을 밑돌았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출산율은 지난해 수준에도 못 미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24일 통계청의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출생아는 3만3,200명에 그쳐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1% 감소했다. 3월 출생아 수로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다.
이에 따라 1분기 전체 출생아는 9만8,800명으로, 작년 1분기에 비해 12.3% 줄었다. 분기당 출생아 수는 지난해 4분기(8만9,100명)에 이어 두 분기 연속 10만명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출생아 수는 지난해(40만6,300명)보다 적을 것이 확실시 돼,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40만명선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도 0.29명으로, 지난해 1분기(0.32명)에도 못 미쳤다. 1분기 합계출산율을 연율로 환산하면 1.16명인데, 이 또한 지난해 합계출산율(1.17명)보다 낮다. 특히 1분기 합계출산율은 17개 광역자치단체 모두에서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통상 1년 중 1분기에 태어나는 아이들이 가장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수준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의 출산율은 OECD 국가 중에선 가장 낮다. 출산율이 낮은 선진국이 OECD에 몰려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사실상 세계 최하위로 봐도 무방하다.
이런 ‘출산절벽’은 정부가 지난해 장래인구추계에서 제시했던 시나리오 중 가장 나쁜 쪽(저위추계)에 가깝다. 정부는 당시 중위추계에서 2017년 출생아를 41만3,000명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출생아 수는 저위추계에서 예상한 38만7,000명 쪽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출산 지원과 관련한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한국의 총인구가 감소하는 시점도 정부 예상(2032년)보다 더 일찍 올 가능성이 높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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