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ㆍLG유플러스가 전용망 확충 비용을 서로 전가하면서 해외 사업자들의 국내 통신망 ‘무임승차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최근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으로 선출된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직접 목소리를 냈다. 구글을 비롯한 해외 사업자와 네이버 등 국내 사업자간 역차별 문제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며, 인터넷업계 신생벤처기업(스타트업)의 입장까지 고려해 정부 차원의 합리적인 조율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24일 부산 해운대구 ‘파트너스퀘어 부산’ 개관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국내 통신망 사용료를 구글 유튜브는 내지 않고 있고 네이버는 내고 있다”며 “페이스북은 이제 안내려 하고 있다”고 최근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문제는 지금 현재까지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선 그었다.
정부 주도의 협의안을 마련하되, 대기업 중심이 아니라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 등 문제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한 대표는 “페이스북의 캐시서버(인터넷 사용자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서버)가 한국 안에 있는데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게 비용을 지불하라고 요구하는 문제에 대해 정부의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며 “인터넷과 통신 업계도 입장을 확실히 정한 뒤 조율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좋은 시작점을 만들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실상 망사용료 개념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 대표는 “네이버는 지금도 망 사용료를 내고 있지만 앞으로 더 내게 되더라도 버틸 수 있다”며 “하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이 이 비용까지 지불해 가면서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밝혔다. 그는 “전체적인 인터넷 업계에게 효율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년 전 통신 3사 중 KT와만 국내 통신망 대여 계약을 맺은 페이스북은 최근 가입자 급증, 영상 사용량 증가 등을 이유로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 페이스북용 전용망 추가를 요구했다. 국내 가입자를 위한 조치인 만큼 통신사가 전용망 확충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페이스북과 페이스북의 비용 전가는 네이버, 카카오 등 통신망 사용료로 연간 수백억원씩 쏟는 국내 업체들과 비교할 때 확연한 역차별이라는 국내업계가 맞서는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이 문제를 점검하고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페이스북의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는 중이다.
부산=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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