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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테러경보 ‘위기’ 단계 격상… 메이 “단독범행 확신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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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테러경보 ‘위기’ 단계 격상… 메이 “단독범행 확신 못해”

입력
2017.05.2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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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리비아계 테러범은 대학생"

IS 테러 배후 자처… 美 “연관성 입증 아직”

23일 영국 맨체스터 시청 앞 알버트광장에 전날 자살폭탄 테러로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초들이 놓여 있다. 맨체스터=AP 연합뉴스
23일 영국 맨체스터 시청 앞 알버트광장에 전날 자살폭탄 테러로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초들이 놓여 있다. 맨체스터=AP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3일(현지시간) 맨체스터 아레나 테러 후속 조치로 테러경보를 ‘심각(severe)’ 단계에서 ‘위기(critical)’ 단계로 격상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이날 저녁 런던 총리 집무실 앞에서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위기 단계는 테러 경보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또 다른 공격이 임박했다고 가정했을 때 설정한다. 영국은 지난 3년간 심각 단계를 유지해 왔다. 위기 단계는 대서양 항해 여객기 폭파 음모가 저지됐던 2006년 처음 내려졌고, 이듬해 런던 나이트클럽 폭파 시도 당시에도 발령된 바 있다. 메이 총리는 이번 테러를 단독 범행으로 확신하지 못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테러와 연관된 보다 폭넓은 그룹이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해 공모 가능성을 내비쳤다.

영국 BBC방송은 경찰이 이날 맨체스터 공연장 자살폭탄 테러범으로 신원을 공개한 살람 아베디(22)가 그레이터맨체스터에 있는 샐퍼드대 학생이라고 보도했다. 방송은 아베디가 리비아계 가정 출신으로 맨체스터에서 자랐다고 전했다. 이안 홉킨스 맨체스터 경찰서장은 “아베디가 혼자 범행했는지, 특정 네트워크의 일원으로서 움직인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칼리프국가(IS 지칭)의 병사가 군중 사이에 폭탄을 설치했다”며 배후를 자처했다. 그러나 통상 IS가 테러 배후를 입증할 때마다 쓰는 ‘순교’라는 표현이 빠져 신뢰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IS는 사실상 모든 테러 공격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다”며 “우리는 아직 (맨체스터 테러와의) 연관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날 밤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미국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이 끝날 무렵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22명이 사망하고 59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에는 8세 소녀도 포함돼 충격을 안겼다. 이번 테러는 52명이 목숨을 잃은 2005년 런던 지하철 동시다발 폭탄테러 이후 영국에서 일어난 최악의 테러로 기록됐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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