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성근 전 한화 감독/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야신' 김성근(75) 감독도 실패했다. '감독들의 무덤'이 된 한화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아직 걷히지 않았다.
한화는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10개 구단 중 가을야구를 경험해 본지 가장 오래된 팀이다. 그 사이 팀을 이끈 지도자는 모두 4명, 하지만 한화의 부진을 끝내지 못했다.
한화의 가장 최근 가을잔치를 경험한 사령탑은 김인식(70) 감독이다. 김 감독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한화를 3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2008년 5위에 그친 뒤 2009년에는 8위로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한화와 이별했다.
이후로도 감독의 얼굴은 계속 바뀌었지만 한화의 성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대화(67) 감독은 2010년부터 한화를 맡았지만 첫 해 8위에 머물렀고, 2011년에도 6위로 시즌을 끝냈다. 2012년에도 승률 0.389로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자 8월말 사의를 표하고 팀을 떠났다. 구단은 팀이 계속해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자 '명장'들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돌파구 찾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역대 최다 10회 우승을 일궈냈던 김응용(76) 감독도 한화의 암흑기를 끝내지 못했다. 김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2013년과 2014년에도 한화는 9위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가을잔치에 대한 열망 속에 화려하게 현장에 복귀한 김성근 감독도 같은 길을 걸었다. 김성근 감독은 2015년 6위, 2016년을 7위로 끝냈다. 올 시즌에는 9위에 머물다 팀을 떠났다.
한화는 23일 '김성근 감독의 사의를 최종 수용키로 결정했다'며 '이상군(55) 투수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당분간 대행 체제로 선수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미 하위권으로 떨어진 팀의 반등은 쉽지 만은 않아 보인다. 한화는 '조속한 팀 분위기 수습과 함께 구단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고 밝혔지만 전력부터 '완전체'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달 초 오른 손목 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한 외야수 이용규(32)의 빈자리는 아직까지 메워지지 않고 있고, 주전 포수로 맹활약한 최재훈(28)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에이스 비야누에바(34)는 지난 21일 대전 삼성전에서 일어난 벤치클리어링에서 몸싸움을 벌이다 왼 새끼손가락 인대 파열 부상을 입었다.
뚜렷한 강점을 보이는 부분이 없다는 것 역시 걱정거리다.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4.69로 8위로 떨어져 있다. 지난해까지 선발을 일찍 교체하더라도 불펜의 힘으로 버텼지만 올해 한화의 구원진은 평균자책점 5.18(7위)에 그친다. 주축 불펜 투수인 권혁(34)은 11경기 3홀드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 중이고, 송창식(32)도 26경기 2승4홀드 평균자책점 6.27로 고전하고 있다. 타선도 미덥지 못하다. 팀 타율은 0.281로 5위에 올라있지만 득점권 타율은 0.276(8위)로 중요한 상황에서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당장 수장이 갑작스럽게 떠나면서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다잡는 것부터가 문제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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