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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기’ 감춘 신태용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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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기’ 감춘 신태용 “아직 갈 길이 멀다”

입력
2017.05.23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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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오른쪽) U-20 대표팀 감독이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U-20 월드컵 A조 2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이승우와 포옹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신태용(오른쪽) U-20 대표팀 감독이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U-20 월드컵 A조 2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이승우와 포옹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골이 터질 때마다 벤치에서 포효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기니와 아르헨티나를 연파해 조기에 16강행을 확정한 신태용(47) U-20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 내내 차분하고 담담했다.

그는 23일 아르헨티나를 2-1로 이긴 뒤 “힘든 경기였다. 우리가 오늘 스코어로는 이겼지만 역시 아르헨티나는 아르헨티나였다. 강한 상대였다”며 “선수들이 살신성인 정신으로 너무나 잘 해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목표로 잡았던 조별리그 성적 2승1무에 80% 정도 근접한 것 같다. 잉글랜드와 마지막 경기에서 최소한 비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환상적인 선제골을 넣는 이승우의 득점 장면에 대해 신 감독은 “정말 짜릿했다. 이승우가 ‘제2의 난 놈’(난 놈은 신태용 감독의 별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웃었다. 하지만 이승우의 경기력을 평가해달라고 재차 묻자 그는 “감독으로서 선수 한 명을 논할 수 없다. 승리는 선수단이 함께 만든 것이다. 질문 의도는 알지만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멀다”고 양해를 구했다.

한국은 지금까지 연령별, 성인월드컵 통틀어 조별리그에서 3연승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신태용호가 처음으로 새 역사를 쓸 수 있는 문턱까지 왔다. 하지만 신 감독은 “3연승 기록 같은 건 생각해본 적이 없다. 조 1위를 목표로 한 건 16강을 좀 더 수월하게 치르기 위해서다”라며 “한국 축구가 U-17 월드컵 때도 1위로 통과했다가 16강에서 3위 팀에 진 적이 있다. 방심은 금물이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2015년 칠레 U-17 대회에서 조 1위를 하고도 3위를 한 벨기에에 패해 16강에서 탈락했다.

이날 경기는 한국과 아르헨티나가 마치 뒤바뀐 것 같았다. 두 골을 내주며 벼랑에 몰린 아르헨티나는 동점을 위해 90분 내내 사력을 다해야 했다. 이 질문이 나오자 신 감독이 딱 한 번 솔직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 내내 아르헨티나의 공격에 마음을 졸이면서도 한 편으로는 아르헨티나가 1분 1초라도 아끼기 위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며 ‘짜릿’ ‘짜릿’했다. 한국 축구가 세계적으로 나가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걸 느꼈다”고 미소 지었다.

전주=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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