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강화 속 정밀 분석 작업
최전방 군사분계선(MDL) 남쪽으로 23일 무인기 추정 비행체가 넘어와 우리 군이 경고사격에 나섰다. 군 당국은 북한의 무인기 도발인지, 아니면 단순히 새떼가 날아왔는지를 놓고 정밀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합참은 이날 “오후 4시쯤 강원도 철원 지역에서 미상의 항적이 MDL을 넘어온 것이 포착돼 대응절차에 따라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북쪽으로 3차례 경고사격을 한 뒤에 K-3 기관총 90여 발을 발사했다. 지난해 1월 서부전선 최전방에서 북한 무인기 1대가 MDL을 침범해 K-3 기관총 20여 발을 쏜 이후 1년 4개월 만의 경고사격이다. 2015년 8월에도 북한의 무인기 추정 비행체가 MDL을 넘어온 적 있었지만, 당시 군은 공군 전투기와 육군 코브라 공격헬기로 대응 기동만 실시했다.
의문의 비행체는 MDL 상공을 넘어 수㎞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미상의 물체는 레이더에 잡히지 않았다. 우리 군은 북한이 최근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대비태세를 시험하고 긴장수위를 높이기 위한 국지도발 준비 차원에서 의도적인 도발에 나섰을 가능성에 일단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비행체의 속도가 통상적인 무인기보다 느린 것으로 파악돼 새떼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간혹 새떼가 레이더에 잡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 지역에 비가 내리고 있어 무인기를 띄울 타이밍이 아니었다”며 “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감시태세를 강화하며 북한군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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