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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도시가스, LNG 사용 기업 연료변경에 “주택용 인상” 엄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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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도시가스, LNG 사용 기업 연료변경에 “주택용 인상” 엄포 논란

입력
2017.05.2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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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 측 “2번째 큰 동국제강,

LPG 전환하면 경영 직격탄” 주장

포항시의회 “포항시 협박하나” 반발

포항시 동국제강 측에 “신중” 주문

동국제강 측 “민간거래에 왜 시가 나서나”

경북 포항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영남에너지서비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경북 포항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영남에너지서비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경북 포항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영남에너지서비스㈜가 동국제강 포항공장의 연료 변경 추진에 주택용 요금 인상을 거론해 말썽이다. 영남에너지서비스는 동국제강이 연료를 현재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액화석유가스(LPG)로 바꾸면 판매량 감소에 따른 공급단가 상승으로 주택용을 인상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포항시까지 나서 동국제강 측에 연료전환을 재검토해 주었으면 하는 의사를 내비치는 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17일 포항시와 영남에너지서비스에 따르면 영남에너지는 포항시에 “동국제강 포항공장이 LPG로 연료 전환하려 한다”며 “포항지역 전체 도시가스 판매량이 줄어들면 향후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내용의 입장을 전달했다. 동국제강은 영남에너지의 연간 가스공급량 4억㎥의 13%나 되는 5,200만㎥를 사용, 현대제철 포항공장 다음의 대량소비처이다.

문제는 다급해진 영남에너지가 동국제강의 LPG전환을 막기 위해 주택용 요금 인상을 거론한 데 있다. 민간 기업간의 문제를 일반 시민들에게 그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영남에너지와 동국제강에 LPG를 판매하려는 업체 모두 SK그룹 계열사로, 대기업 내 계열사간 영역다툼 때문에 애꿎은 포항시민들이 유탄을 맞은 게 아니냐는 설이 파다하다.

방진길 포항시의원은 “산업용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일반 주택용 가스 요금을 인상한다는 이런 말이 어디에 있느냐”며 “행정을 협박하는 것도 아니고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영남에너지측은 “동국제강이 쓰는 양이 워낙 많다 보니 LPG 전환으로 전체 판매량에 타격을 입을 경우 우려되는 여러 상황을 설명하는 차원에서 주택용 요금 인상을 언급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포항시가 영남에너지의 요청 이후 에너지 담당 부서의 과장과 팀장, 국장까지 나서 동국제강 포항공장을 방문하면서 논란은 확대되고 있다. 포항시 공무원들은 동국제강측에 LPG 연료 전환을 재검토해 줄 것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동국제강은 포항공장 전체를 LPG로 전환하는 방안과 봉강부분만 바꾸는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 포항공장이 연간 사용하는 도시가스 비용은 251억 원 정도로, LPG로 전환하면 8% 가량인 20억5,000만원을 아낄 수 있다. 하지만 봉강공장만 바꾸면 절약금은 3억 원에 불과하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포항보다 인구는 물론 공단 입주기업도 훨씬 많은 울산에서도 수많은 기업이 연료비 절감을 위해 LNG에서 LPG로 바꿨지만 포항 같은 잡음이 없고, 더더구나 울산시가 민간기업 경영에 개입하는 일은 없다”며 “기업의 경영에 관한 문제이고, 아직 최종적으로 연료전환 여부와 규모에 대해 결정된 게 전혀 없는데 포항시가 왜 한쪽 편을 들고 나서는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LPG로 바뀌면 가스 탱크 설치로 위험할 수 있고 온실가스 증가 등의 문제도 있어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아 동국제강의 의견청취를 위해 방문한 것이지 연료 전환을 하지 말라고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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