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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 “국민참여재판 받겠다”

입력
2017.05.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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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제보 “여론 유리” 판단

박근혜ㆍ최순실은 참여재판 거부

알선수재 등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고영태씨가 지난 4월 13일 체포적부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알선수재 등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고영태씨가 지난 4월 13일 체포적부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농단 사태 관련자들이 국민참여재판 신청 여부를 두고 엇갈린 판단을 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조의연) 심리로 열린 알선수재 등 혐의 관련 1차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한 고영태(41)씨는 국민참여재판을 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정농단 피고인 중에서는 처음이다. 같은 날 뇌물수수 등 혐의로 처음 법정에 선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범 최순실(61)씨는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른 국정농단 피고인들과 달리 고씨는 여론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은 일반 시민이 배심원으로 형사재판에 참여한 뒤 평의를 거쳐 유무죄 평결 및 양형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증인신문 등 통상적인 형사재판 절차를 밟는 점은 같지만 매일 재판을 열어 1~3일 만에 결론을 내린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권고 효력이 있고 재판부가 배심원 평결과 다른 판결을 할 경우 판결문에 이유를 밝혀야 해 영향력이 적지 않다. 최씨 최측근으로 국정농단에 관여됐지만 최씨 범행을 폭로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고씨는 국민참여재판에서 공익제보자라는 점을 부각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공범 관계에 있는 피고인 중 일부가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을 경우 재판부 판단에 따라 배제결정을 내릴 수 있다. 고씨와 함께 기소된 공범들은 이날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들 변호인 측에 한번 더 숙고한 뒤 다음 준비기일에 신청 여부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고씨는 2015년 인천본부세관 사무관인 이모씨로부터 자신의 선배 김모씨를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승진시켜 달라는 알선 청탁과 함께 2,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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