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7시즌 21골 7도움. 유럽 무대 한국인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31년 만에 갈아치운 손흥민(25∙토트넘)이 금의환향했다. 입국장을 채운 100여명의 팬들도 토트넘 응원가를 부르며 ‘손세이셔널’을 맞이했다.
손흥민은 23일 유니폼과 운동화 차림으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도착해 새 역사를 쓰고 돌아온 소감을 담담하게 밝혔다. 그는 대기록을 세운 이번 시즌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게는 항상 100점이라는 점수가 없다. 70점 정도를 주고 싶다”면서 “호날두, 메시 정도 활약하지 않는 이상 100점은 없는 것 같다”고 차분한 어조로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 시즌 정말 많은 것을 이루고 너무나도 행복한 시즌을 보냈다고는 하지만 저한테도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며 “그런 어려움을 극복한 게 제가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 초반 불거진 이적설과 잦은 교체출전이 오히려 그의 내면을 더욱 강하게 담금질한 것으로 보였다.
손흥민은 올 시즌 21골(리그 14골, FA컵 6골, 챔피언스리그 1골)을 기록해 1985~86 시즌 차범근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기록한 19골을 넘어섰다. 그는 차 부위원장의 기록을 경신한 소감에 대해 “차범근 감독님의 존함이 거론돼 죄송하다. 비교할 수 없는 존재다. 직접 차 감독님의 현역 시절 모습을 보진 못했지만, 얼마나 대단한 선수였는지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 기록도 깨질 것이다.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한국인 최다골 기록 외에도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이달의 선수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지만 아직도 목이 말랐다. 그는 “헐 시티 전을 끝내고 누웠는데 벌써 시즌이 끝났다는 것을 느꼈다”며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면서 그날 새벽 5시까지 잠을 못자고 설쳤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지만 우승을 못 해 아쉽다”면서 “개인적으로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 꼭 한번 들고 싶다”고 다음 시즌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손흥민은 한국에서 진행중인 U-20 월드컵에 대해서 “후배들이 잘해서 걱정하지 않는다”며 “침착하게 하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6월에 있을 카타르전에 관한 각오도 밝혔다. 그는 “시리아전에서 이겼지만,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던 것을 선수들 모두 알고 있다”며 “정규리그가 끝났지만, 몸 상태를 유지해서 대한민국이 어떤 팀인지 보여드리겠다”고 자심감을 드러냈다.
영종도=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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