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조사엔 “성실히 임하겠다”
최근 국내 인터넷망 ‘무임승차’ 논란을 빚은 페이스북이 “한국 인터넷망 업체와 협상을 계속하겠으며 조속한 시일 내에 협상이 타결되기를 기대한다”고 23일 성명을 통해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해당 문제에 대해 조사에 나선 것과 관련해서는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페이스북은 현재 KTㆍSK브로드밴드(SKB)ㆍLG유플러스 중 KT에만 망 사용 비용을 내고 국내에 캐시 서버를 운영하고 있다. 캐시 서버란 한국인이 많이 보는 페이스북 콘텐츠를 저장해, 국내 사용자가 외국 서버에 접속하지 않아도 빠르게 페이스북을 이용할 수 있게 돕는 설비다.
SKB와 LG유플러스 사용자는 지금껏 KT의 캐시 서버에 우회 접속해 페이스북을 빠르게 이용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 12월 SKB와 페이스북 간 KT 망 접속 비용을 둘러싼 분쟁이 벌어지면서 SKB 이용자는 해당 접속 경로가 끊어졌다. 이에 따라 적잖은 SKB 이용자는 지난해 연말부터 페이스북 접속이 느려지는 불편을 겪었다. SKB는 페이스북이 대용량 데이터로 국내 망에 큰 부담을 주는 만큼 KT 서버에 대한 접속 비용을 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페이스북은 CP(콘텐츠사업자)가 통신사 간 접속 비용을 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페이스북은 성명에서 “상호접속에 관한 정부 고시는 통신사업자 간의 내용이라 CP는 (비용 부담 의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상호접속 비용을 CP가 내야 하는지에 관한 법규는 현재 없다. CP와 인터넷망 사용자의 자율 협상에 맡긴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자사가 SKB에 캐시 서버를 설치하라고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순전히 이번 사태에 대한 대안으로 제안만 했는데 SKB가 캐시 서버를 운영하는 필요한 비용(망 사용료 등)을 모두 우리가 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논의가 진척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인터넷망 사업자와의 입장 차이가 팽팽해 협의에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협상 자체를 중단한 적은 없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협상이 완만하게 타결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SKB 사용자의 페이스북 장애 논란이 계속되자 22일 사업자간 불공정 행위 및 이용자 이익 침해 여부 등을 다각도로 살펴보겠다고 발표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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