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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 이란 연대’ 고리로 이-팔 평화 밀어 붙이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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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 이란 연대’ 고리로 이-팔 평화 밀어 붙이는 트럼프

입력
2017.05.2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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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2일 예루살렘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한 후 악수하고 있다. 예루살렘=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2일 예루살렘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한 후 악수하고 있다. 예루살렘=AP 연합뉴스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 수니파 국가들과 이스라엘의 ‘반(反)이란 연대’를 고리로 중동지역의 오랜 난제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정 체결을 밀어붙이고 있다. 협상 중재자를 자처하며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도 실패했던 중동평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으나 지나친 이스라엘 밀착 행보로 팔레스타인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2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ㆍ팔 평화를 위해 새로운 노력을 하고 있다”며 “중동평화가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들었지만 우리는 결국 거기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 협상의 매개는 반이란 연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방문지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이란 때리기에 열중했다. 그는 “이란은 테러리스트에게 자금과 훈련, 장비 지원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며 이란을 사실상 테러 지원국으로 몰아 세웠다. 트럼프는 전날 사우디에서도 테러리즘 척결을 강조하며 이란을 맹렬히 비난했었다. 각각 핵개발 및 이슬람 시아파 맹주란 이유로 이란에 적대적인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의 공통분모를 동력 삼아 이ㆍ팔 평화협상을 추진하겠다는 게 트럼프의 복안이다. 그는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국 사이에서 점증하는 이란 위협의 실체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랍국가들은 친(親)이스라엘 행보로 일관한 트럼프의 진의를 의심하는 눈치다. 그는 이날 미 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예루살렘의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을 방문했다. 통곡의 벽은 유대교뿐 아니라 이슬람교와 기독교 모두 성지로 여기는 곳. 때문에 역대 미 대통령들은 팔레스타인의 반발을 우려해 통곡의 벽 방문을 꺼려 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가 팔레스타인에 좌절을 안겼다”며 미 정부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영토로 공식 인정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서안 베들레헴으로 이동해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과 정상회담을 하고 이ㆍ팔 평화협상 재개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평화협정 성사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을 뿐, 세부 협상 방식이나 중재 진척 상황은 언급하지 않았다. 외신은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등 이ㆍ팔 양측의 첨예한 쟁점들을 놓고 팔레스타인 측과 타협점을 찾느냐가 협상 재개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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