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볼 시비로 그라운드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인 삼성과 한화 선수단에 무더기 징계가 내려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3일 서울시 강남구 야구회관 KBO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양 팀 선수와 코치 총 6명에게 ‘철퇴’를 가했다. 리그규정 벌칙내규 제4항에 따라 경기 중 빈볼 또는 상대 선수를 가격해 퇴장 당한 삼성 투수 윤성환과 한화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에게 각각 6경기 출전정지의 징계를 내렸다. 몸싸움에 가담한 한화 외야수 정현석에게도 출장정지 5경기의 징계를 결정했고, 삼성 투수 재크 페트릭에게는 제재금 200만원을 부과했다.
또 경기에서 퇴장 당하지는 않았지만 사후 경기 영상 분석결과 상대 선수를 가격한 것이 명확하게 확인된 삼성 김재걸, 강봉규 코치에게도 리그규정 벌칙내규 제7항에 따라 출장정지 5경기에 300만원의 제재금을 물렸다. 선수단 관리ㆍ감독의 책임을 물어 삼성과 한화 구단에도 제재금 500만원씩을 내도록 했다.
지난 21일 대전에서 맞붙은 두 팀은 3회말 삼성 선발 윤성환이 한화 김태균에 이어 윌린 로사리오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진 것이 발단이 돼 양 팀 선수단이 그라운드에서 뒤엉켜 근래 보기 드물게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결국 두 차례 사구를 던진 윤성환, 윤성환에게 달려든 비야누에바, 몸싸움을 한 정현석과 페트릭이 한꺼번에 퇴장 당했다. 양 팀 선발 투수가 동시에 퇴장 당한 것은 KBO리그 초유의 일이었다.
두 팀은 당장의 전력 손실 외에도 후유증이 크다. 비야누에바는 벤치클리어링 과정에서 턱과 왼손 손가락 통증을 호소해 22일 MRI 검진을 실시한 결과 왼손 약지 인대가 파열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균은 벤치클리어링의 발단이 된 사구로 75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지만 빛이 바랬고, 오히려 이 사건의 빌미를 제공한 ‘원흉’으로 몰려 야구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한화는 23일 김성근 감독을 전격 경질하기에 이르렀다. 한 야구인은 “시즌 초부터 박종훈 단장과 불협화음이 있던 와중에 이번 사건이 (경질에)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KBO는 추후 경기장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페어플레이 정신을 위반하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엄중하게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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