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대선’ 이라고 했지만 다소 이른 표현이었다. 지난 주말에야 전국 곳곳에서 장미축제가 시작됐다. 이미 끝난 곳도 있고, 품종과 생육 상태에 따라 6월까지 이어지는 곳도 여러 곳이다. 봄 꽃 축제와 여름 휴가철 틈새를 공략하는 전국의 주요 장미축제를 소개한다.
장미터널의 향긋한 유혹, 곡성세계장미축제(5월 28일까지)
섬진강기차마을에서 열리는 곡성세계장미축제는 올해 7회를 맞는 전라남도 대표 축제다. 40,000㎡ 행사장에 1,004가지 품종의 장미가 형형색색 화려함을 뽐낸다. 장미향이 가득한 터널과 미로는 지나치기 어려운 유혹이다.
잔디광장은 결혼식장에 온 듯한 느낌으로 꾸몄다. 꽃바구니, 관엽식물, 부케 등으로 장식한 웨딩스튜디오를 마련해 사진 찍기도 좋다. 야외마당에선 ‘장미여관’ 밴드의 ‘성혼선언가’에 맞춰 매일 작은 결혼식이 열린다.
매일 오후 2시 중앙광장에서 열리는 ‘수(水)타크래프트’는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이 각기 색깔이 다른 장미꽃을 가슴에 달고 단체로 물총싸움을 벌이는 행사다. 요술광장도 아이들이 좋아할 공간이다. 4D영상으로 무서우면서도 재미있는 도깨비들을 만난다. 로봇태권V, 깡통로봇 등 추억의 전시공간에서 로봇 종이접기, 제기차기, 대나무물총 만들기 등 가족이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장미 제품을 사고파는 플리마켓도 중앙광장에서 열린다. 장미화관, 장미팔찌, 머리핀 등을 만들고,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오후 7시에는 ‘장미별장 작은 영화관’을 운영한다. ‘여인의 향기’, ‘향수’, ‘러브레터’ 등이 별빛 아래서 상영된다. 행사장 입장료는 2,000~3,000원.
팝 아트와 함께 하는 에버랜드 장미축제(5월25일~6월11일)
국내 꽃 축제의 원조 에버랜드 장미축제가 25일부터 18일간 열린다. 32주년이라는 역사에 걸맞게 행사장 전역을 ‘팝 아트 가든’으로 꾸미고 꽃과 문화가 어우러진 축제의 장을 펼친다.
670여종 100만 송이 장미로 장식한 행사장에서는 가든파티, 카사노바 등 희귀 품종과 에버랜드가 자체 개발한 8종의 신품종도 선보인다. 디자이너 황재근이 마돈나, 비욘세, 레이디가가 등 유명 팝스타를 모티브로 꾸민 ‘팝 아트 비너스상’도 전시한다.
장미원 입구에는 1,000송이의 생화 꽃다발로 만든 프러포즈 포토존과 3미터 높이의 하트 토피어리 등 이색 조형물을 설치해 연인, 가족과 함께 로맨틱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다. ‘1,000송이 포토존’은 딥퍼플, 핑크하트, 피치델리 등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5종의 신품종 장미로 제작했다. ‘딥퍼플’은 한 그루에서 두 가지 색 꽃을 피우고 줄기에 가시가 없어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품종이다.
장미축제 기간 매주 금요일 아침에는 개장 시간보다 1시간 일찍 입장해 장미원, 포시즌스가든, 뮤직가든 등을 돌며 관람객 없는 에버랜드의 아름다운 모습을 촬영할 수 있는 '굿모닝 가든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만5,000원의 별도 참가비가 있으며, 에버랜드 홈페이지(www.everland.com)에서 신청하면 된다.
러브스토리 가득 울산대공원 장미축제(5월 28일까지)
5월말 울산이 장미 향으로 들썩인다. 28일까지 울산대공원 장미원 및 남문광장에서 울산시와 SK울산콤플렉스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장미축제가 펼쳐진다.
‘러브스토리 인 울산’을 주제로 6만여 송이의 장미가 행사장 일대를 장식한다. ‘포틀랜드 정원’과 ‘물의 정원’엔 수상장미 57종, 명예장미 11종 등을 심어 볼거리를 더했다.
매일 오후 2시에는 메인 무대에서 ‘러브뮤직 콘서트’가 열린다. 어쿠스틱 밴드, 힙합댄스와 통기타 동아리 등 울산지역 예술 단체가 번갈아 가며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 매일 오후 9시에는 10여분간 레이저 쇼를 펼치고, 28일에는 폐막공연으로 ‘김광석 러브 콘서트’가 무대에 오른다. 박시환, 자전거 탄 풍경, 유리상자, 장필순, 박학기, 동물원 등이 장밋빛 가득한 5월의 감성을 노래한다. 축제 기간 동안 SK행복바자회, 러브 북 카페와 북 페스티벌, 러브 피크닉 존, 플로팅 로즈캔들, 로즈박스 이벤트, 장미사진 콘테스트 작품 전시 등 다양한 전시ㆍ체험 행사도 이어진다. 대공원 행사장 입장료는 500~2,000원.
단일 장미공원 국내 최대 부천 백만송이장미축제(5월27일~6월11일)
경기 부천 도당산 자락에 위치한 백만송이장미원은 단일 장미공원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올해는 ‘저스트조에이’를 비롯한 13가지 품종을 더해 127종의 다양한 장미가 풍성함을 더한다.
공원과 인근에 공영주차장(도당어울마당)이 있지만 공간이 좁아 행사 기간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축제 기간 중 주말과 휴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8시까지는 인근 6개 학교 운동장을 주차장으로 확보하고, 공원 앞 도로는 일방통행으로 운영한다.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 자세한 사항은 부천시 콜센터(032-320-3000)에 문의.
장미축제와는 별도로 부천 상동호수공원에는 30만 송이의 꽃양귀비와 청보리가 일대를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상동호수공원은 부천의 유일한 인공 호수로 매년 공원 일부에 꽃양귀비를 파종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꽃양귀비와 청보리는 6월 초까지 절정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김도엽 인턴기자(경희대 정치외교학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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