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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알파고 충격’은 어디로… 커제 대국 관심 미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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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알파고 충격’은 어디로… 커제 대국 관심 미지근

입력
2017.05.2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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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와 세계 랭킹 1위 커제(柯潔ㆍ20) 9단의 ‘세기의 대결’ 막이 올랐지만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을 꺾으며 전 세계를 뒤흔든 ‘알파고 충격’이 불과 1년 만에 반감된 모양새다.

이날 대국이 펼쳐진 중국에서는 정작 경기 생중계를 볼 수 없는 촌극이 빚어졌다. 대국의 전 세계 생중계를 담당하는 구글 유튜브가 중국에서는 서비스되고 있지 않은 데다 당초 중국 내 중계를 동영상 사이트 유쿠(優酷) 등이 맡기로 했으나 중국 당국이 이마저 불허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결을 생중계할 것으로 알려졌던 중국중앙(CC)TV5 채널도 생중계를 취소했고 이에 따라 텅쉰(텐센트) 산하의 예후 바둑망 등 중국 각 사이트도 중계를 취소했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상 대국 생중계 관련 소식 역시 삭제됐다.

중국 주요 매체들도 대전에 예상보다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바이두나 텐센트 등 뉴스 포털에는 대국 관련 보도가 주요 뉴스로 소개되지 않았다. 환구망(環球網) 등 관영 매체도 대국 전 현장 사진을 보도하기는 했지만, 관련 내용을 비중 있게 다루지는 않았다.

구글은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키워드 검색에 대한 검열을 중단하기로 한 2010년 중국 정부와 충돌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지속적으로 재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에릭 슈미트 알파벳(구글 모회사) 회장까지 참석해 중국에 대한 열의를 보였다.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 대국 때는 중간에 참석해 얼굴을 비쳤던 그다. 현지에서 대국 해설을 맡은 김성용 9단도 “축제 같았던 작년 이세돌 9단과의 대결 때와는 달리 뭔가 가라앉아 있고 중국 측의 비우호적 분위기가 눈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1년 전 ‘안방’에서 알파고 충격을 목도한 국내 네티즌들 역시 이번 대국에는 큰 관심이 없는 분위기다. 이세돌 9단과의 대결 때는 ‘알파고’와 ‘이세돌’ 등이 경기 당일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장악했지만 이날 현재 ‘커제’, ‘알파고’ 등 대국 관련 검색어는 5위권 밖에 머물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대국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이세돌 9단 대국 때와 달리 이번에는 시작 전부터 알파고의 압승이 예상돼 김이 빠졌다”며 “한국이 아닌 중국에서, 중국인 기사와 대국이 진행되는 것도 국내 네티즌들의 관심이 적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23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우전의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세계 바둑랭킹 1위 커제 9단이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우전=AP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우전의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세계 바둑랭킹 1위 커제 9단이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우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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