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계빚 총 1,360조으로 증가
2금융권 ‘풍선효과’는 여전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올 들어 3월까지 17조원 가량 증가하며 1,360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급증세에 비해 다소 증가폭은 줄었지만, 1분기 기준으론 역대 두번째 증가규모인데다 2금융권 대출 증가세도 여전해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국내 가계신용 잔액은 1,359조7,000억원으로 작년말(1,342조5,000억원)보다 17조1,000억원 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보험사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합친 금액으로 가계부채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다.
17조원 남짓의 1분기 부채 증가액은 분기당 34조~46조원씩 폭증했던 작년 2~4분기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규모다. 1분기 은행권(1조1,000억원)과 비은행권 대출 증가액(7조4,000억원)은 모두 분기당 각각 10조원씩을 넘었던 작년 2~4분기 증가세보다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통상 매년 1분기가 이사수요 감소, 연말 상여금 효과 등으로 가계빚 증가세가 잦아드는 시기임을 감안하면 올해도 증가폭이 작다고 보기는 어렵다. 1분기 기준 부채증가액이 가장 높았던 작년(20조5,000억원 증가)에 이어 올 1분기 부채 증가액은 역대 두번째로 높다. 가계부채가 폭증하기 전인 2010∼2014년 1분기 평균 증가액(약 4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4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은행권 대출을 조이면서 대출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도 이어졌다. 은행권 대출 증가액(작년 1분기 5조6,000억원→올 1분기 1조1,000억원)에 비해 비은행권(작년 7조6,000억원→올해 7조4,000억원)은 올해도 큰 변화가 없었다. 저신용ㆍ저소득층이 비싼 이자를 감수하고 여전히 2금융권을 많이 찾는 셈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분기 중(4월1일~5월12일) 가계대출 증가액(10조원)도 작년 같은 기간(12조7,000억원)보다 줄고 있다”며 “부채 증가세가 차츰 안정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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