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지난달 20일부터 시작한 헤치백 i30에 대한 광고의 SNS계정 누적 조회수가 602만회(23일 기준)를 넘어섰다. i30은 지난달 판매대수가 366대에 불과할 만큼 시장에서 관심이 떨어지는 모델이라, 자동차 업계에선 이런 인기를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광고는 가수 아이유와 배우 유인나가 i30를 직접 운전하며 서울과 부산의 도심 속 ‘숨겨진’ 핫플레이스를 찾아 떠나는 내용으로, 현대차는 “차량의 탁월한 주행감과 실용성을 표현한 만큼 판매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 광고모델 마케팅이 한창이다. 등장 인물이 부각되는 특성 탓에 그간 스타 모델을 쓰지 않던 관행이 깨지고 있다는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i30 광고에 앞서 기아차 K7에도 배우 공유를 기용해 판매량 반등을 이루는 등 쏠쏠한 재미를 봤다. 1월 종영한 ‘도깨비’주인공인 공유가 ‘K7’을 거침없이 몰면 또깨비 배경음악이 흘러 마치 드라마를 보는 착각이 들도록 제작한 덕이다. 기아차는 올해 초 올 뉴 모닝을 출시하면서도 배우 심은경을 내세운 ‘굿모닝 패밀리’광고를 상영하며 경차 시장 1위 자리를 탈환을 이뤄내기도 했다.
한국지엠(GM) 역시 주력 모델인 스파크 광고에 배우 신구씨를 출연시켜 할아버지가 꼼꼼하게 차량을 골라 손녀에게 선물하는 감성 마케팅을 선보였다. 한국GM 관계자는 “소중한 가족이 타는 차량이라는 광고 의미가 통하면서, 스파크에 대한 고객 문의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체도 여전히 톱스타를 내세우고 있다. 캐딜락은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에스컬레이드’의 국내 판매 개시에 맞춰 배우 다니엘 헤니의 목소리가 담긴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고, 볼보차는 ‘크로스 컨트리’를 출시하며 배우 이정재에 이어 김혜수를 모델로 발탁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렉서스코리아의 경우 하이브리드 스포츠 쿠페 ‘뉴 LC 500h’을 내놓으며 가수 빅뱅 태양이 이 차량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음원 ‘So Good’을 공개하기도 했다. 렉서스코리아 관계자는 “놀라운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서 변화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TV프로그램, 영화 등에 차량을 노출하는 간접광고도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지난해 현대차가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투싼을 지원해 중국시장에까지 톡톡한 효과를 본 게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판매경쟁 심화와 동시에 인터넷, SNS 등 광고채널이 늘어나면서 스타 마케팅도 단순히 모델만 선보이는 게 아니라 감성, 스토리를 더해가며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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