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의 슬로건은 ‘신나라 코리아’다.
기니전에서 유쾌한 3-0 승리를 거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이 또 한 번 ‘신나는’ 축제에 도전한다. 한국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아르헨티나와 U-20 월드컵 A조 2차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조 1위가 유력하다.
한국은 지금까지 U-20 월드컵에 13번 출전했는데 한 번도 조 1위를 한 적이 없다. 1983년 멕시코 4강 신화 때 2승1패로 조 2위를 한 게 조별리그 최고 성적이다. 신태용(47) 감독은 조 1위에 강한 의지가 있다. 2승1무 이상의 성적으로 1위를 차지해 다른 조 3위와 비교적 수월하게 16강을 소화하겠다는 계산이다. 8강에 오르면 그 때부터는 4강이든 우승이든 얼마든 도전해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물론 아르헨티나는 쉽지 않은 상대다. 1차전에서 잉글랜드에 0-3으로 패했지만 3골 차가 날 정도의 실력 차이는 아니었다. 아르헨티나는 남미 예선에서 4위를 해 턱걸이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는데 신 감독은 “남미 예선 때의 아르헨티나가 아니다. 훨씬 강하다”고 했다. 최영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 부위원장도 “11명 전원이 기술을 갖췄다. 특히 미드필더인 15번(산티아고 콜롬바토)이 중심이다. 그의 발에서 패스가 쉽게 못 나가도록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이 준비한 비장의 무기 중 하나는 세트피스다.
신 감독은 다양한 세트피스 구사에 큰 공을 들였다. 개막 직전 우루과이(5월11일), 세네갈(5월14일)과 평가전 때는 꽁꽁 숨겼다. 공격수 조영욱(18ㆍ고려대)은 “여러 버전의 프리킥을 준비 중이다. 훈련 때 다 먹혔다. 기대해 달라”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정작 기니전에서 한국은 22개의 프리킥, 3개의 코너킥을 찼는데 인상적인 장면은 없었다. 조영욱은 “첫 경기고 프리킥 후 기니의 역습에 대비해 조심한 것”이라며 “아르헨티나전에서 제대로 보여드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르헨티나는 중앙 수비수 두 명을 빼면 비교적 단신이라 이 작전은 더 잘 먹혀들 수 있다.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에도 프리킥에 의한 헤딩으로 선제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한국이 무실점 수비를 이어갈 수 있을 지도 관심이다. 한국은 올 들어 6차례 평가전에서 매 경기 실점해 수비가 약하다는 꼬리표가 붙었다. 기니전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중앙수비수 이상민(19ㆍ숭실대)과 정태욱(20ㆍ아주대), 골키퍼 송범근(20ㆍ고려대)은 따로 모여 서로를 격려하며 감격을 나눴다. 정태욱은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 매 경기 무실점이 목표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신 감독은 지난 19일 개막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무대에 한국 축구를 어필하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아르헨티나가 그 상대로 제격이다.
전주=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