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만취해서, 달리는 택시 문을 열고 운전대를 잡아 돌려 추락 사고를 낸 대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택시 기사에게 납치된 줄 알았다”는 게 대학생 진술이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운전자 폭행)과 재물손괴 등 혐의로 대학생 조모(19)씨를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사건은 6일 오전 3시쯤 조씨가 홍익대 인근에서 술에 취한 채 택시를 타 경기 구리시로 향하는 도중 발생했다. 조수석에 앉아 있던 조씨가 시속 100㎞로 달리는 차에서 창문을 열고 다른 차량에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하던 중 강변북로 성수대교 북단쯤에서 갑자기 “죽여버리겠다”며 차문을 열고 운전대를 오른쪽으로 잡아 돌린 것이다. 이로 인해 택시는 강변북로 난간을 뚫고 풀숲 비탈길 7~8m를 미끄러지며 아래로 떨어졌다.
택시 기사 이모(54)씨는 허리와 목 등에 전치 3주 상처를 입었고, 차량은 반파 되면서 약 2,4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조씨는 사고 발생 후 큰 부상 없이 택시에서 빠져 나와 인근 한강 풀숲으로 도망쳤다가 사고 지점과 약 30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이 과정에서 조씨가 부모에게 ‘납치당했다’고 문자를 보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조씨는 경찰에서 “친구들과 4차까지 술을 먹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며 “택시 기사가 납치한다고 착각해 도망간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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