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7017서 거북이 마라톤
시민 3000명, 백범광장서 출발
3.5㎞ 코스로 도심 나들이 즐겨
“식물 울창해지면 좋은 휴식처
벤치 등 휴게시설 늘려주세요”
“선유야 이리 와 봐. 이게 노간주나무야. 나무가 단단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 지팡이 만드는 데 쓴단다.”
21일 오전 9시30분. 제465회 한국일보 거북이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서 온 이채영(69)씨의 보폭이 부쩍 좁아졌다. 서울 중구 남산공원 백범광장에서 출발한 지 30여분 만에 본격적인 행사 구간인 ‘서울로 7017’ 보행길에 들어서자 손자 박선유(11)군에게 서울로 7017에 식재된 다양한 식물을 하나라도 더 설명해 주기 위해서다. 국내 첫 고가 보행길 서울로 7017 개통을 기념해 개장 이튿날 열린 이날 거북이마라톤은 이제원 서울시 행정2부시장,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과 앙골라 가봉 튀니지 등 주한 아프리카 7개국 대사, 2016 미스코리아 4명을 비롯한 시민 3,000여명이 참가해 새로운 방식의 도심 나들이를 한껏 즐겼다.
오전 9시 백범광장을 출발해 한양도성길, 서울로 7017 상부를 거쳐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3.5㎞ 코스에서 참가자들은 서울로 7017 구간에 오래 머물며 관심을 표했다. 차도에서 보행길로 바뀐 서울로 7017을 우선적으로 걸어보고 싶은 가족 단위 참가자가 많았던 때문이다. 이들은 걷기 운동으로 건강을 챙기면서 서울의 새 공간도 둘러볼 수 있는 이번 거북이마라톤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동작구 상도동에서 온 유완수(60)씨는 “서울로 7017에 대한 호기심으로 거북이마라톤에 처음 참가했다”면서 “고가 보행길이기 때문에 평지보다는 자동차 매연에서 조금 벗어난 산책로가 될 거 같아 앞으로 자주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께 참가한 김순환(52)씨는 “기대보다 아쉬운 면이 있지만 식물이 좀 더 자라 울창해지면 좋은 휴식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장일에 이어 거북이마라톤 참가로 연 이틀 서울로 7017을 찾은 박모(45)씨는 “어제 밤늦은 시각에 왔던 터라 서울로 7017의 주간 풍경도 볼 겸 거북이마라톤에 참가했다”며 “벤치 등 휴게 시설을 좀 더 늘리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개장일 하루에만 15만명 인파가 몰린 서울로 7017은 이날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방문객이 7만7,400명을 넘어섰다. 서울시는 서울로 7017의 탄생 뒷이야기, 식재된 50과 228종에 달하는 식물 이야기 등을 해설사가 들려주는 ‘해설이 있는 서울로 산책’ 프로그램을 22일부터 시작해 열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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