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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꿈꾸는 피파랭킹 179위 바누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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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꿈꾸는 피파랭킹 179위 바누아투

입력
2017.05.2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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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멕시코 미드필더 세르반테스(오른쪽)가 바누아투 수비수 토마스의 태클을 피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20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멕시코 미드필더 세르반테스(오른쪽)가 바누아투 수비수 토마스의 태클을 피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9위, 오세아니아의 섬나라 바누아투가 20일 전북 전주에서 개막한 U-20 월드컵에서 파란을 꿈꾸고 있다. 이번 대회 최약체로 평가받은 바누아투는 20일 멕시코전에서 경기 막판까지 멕시코의 숨통을 조이며 세간의 평가가 틀렸음을 증명했다.

바누아투는 20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FIFA 랭킹 16위인 멕시코에 2-3으로 석패했다. 경기 초반 바누아투의 움직임은 최약체라는 평가와 일치했다. 전반 10분과 25분, 허용한 두 골 모두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골키퍼 알릭의 아마추어적 실수로 인해 만들어졌다. 선수 개인의 기량 차이는 분명했고 멕시코 관중들은 예견됐던 싱거운 축제를 즐기는 듯 했다.

하지만 후반에 들어서자 바누아투 선수들의 표정이 확 달라졌다. 후반 7분 멕시코 진영 아크 정면. 멕시코 수비수 6명과 바누아투 공격수 3명이 혼재된 상황에서 바누아투 공격수 윌킨스(18)는 상대 수비수를 가로지르는 스루패스를 ‘바누아투 캡틴’ 칼로(20)에게 연결했다. 칼로는 순식간에 세 명의 수비수 뒤쪽으로 침투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었고 골대 왼쪽 아래로 만회골을 밀어넣었다.

탄력이 붙은 바누아투는 불과 10분 만에 동점골까지 퍼부었다. 어시스트를 기록한 윌킨스가 멕시코 수비진을 드리블로 휘저은 뒤 깜짝 중거리 슛을 때려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멕시코 골키퍼도 예측할 수 없는 타이밍이었다. 바누아투는 후반 내내 추격의 고삐를 바짝 조였지만 추가시간에 골을 허용하며 대회 첫 승리를 23일 베네우수엘라전으로 미뤄야 했다. 경기를 지켜본 정정용 U-18 대표팀 감독은 “예상외로 바누아투 공격진의 개인역량이 뛰어나 조직력 보강과 체력관리만 잘한다면 베네수엘라전에서 다시 한번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는 바누아투의 첫 U-20 월드컵 진출은 물론, FIFA 모든 공식대회를 통틀어 본선 무대 첫 출전이었다. 바누아투의 첫 월드컵행은 FIFA가 축구의 균형발전을 위해 이번 대회부터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에 출전권 2장을 할당하면서 가능해졌다.

80여개의 섬으로 구성된 바누아투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중 하나다. 면적은 전라남도와 비슷하고, 인구는 27만 명으로 경상남도 거제와 비슷한 수준이다. 규모는 작지만 바누아투에는 3부의 축구리그가 있다. 1부 리그인 포트빌라 프리미어 소속 8개 팀을 포함해 총 20여개가 넘는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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