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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저승사자’에서 ‘J노믹스’ 선봉에 선 장하성ㆍ김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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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저승사자’에서 ‘J노믹스’ 선봉에 선 장하성ㆍ김상조

입력
2017.05.2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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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21일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되자 앞서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된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의 인연이 주목 받고 있다. 참여연대에서 소액주주운동을 함께 이끌었고, 재벌 개혁에 앞장서며 얻은 ‘삼성 저격수’란 별명까지 둘에겐 공통분모가 적지 않다.

재계와 학계 등에 따르면 장 정책실장은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이던 1997년 한보그룹에 불법대출을 해준 제일은행 주주총회에 주주자격으로 참가해 국내 소액주주운동에 불을 붙였다. 이후 삼성 계열사 간 부당 거래, 지배구조 문제 등을 끊임없이 파고들어 소액주주운동 1세대로 불린다.

장 정책실장은 2001년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운영위원장을 맡는데, 이 센터는 뒤에 경제개혁연대로 바뀌고 이후 김 후보자가 10여년간 소장을 맡아 활동해왔다. 김 후보자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1999년 4월 기업 지배구조 개선 문제로 만난 장 교수의 권유로 참여연대에 합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사람은 2000년대 초까지 참여연대 기자회견 등 공식석상에 함께 모습을 드러냈고, 장 정책실장이 고려대에서 후학 양성에 주력한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김 후보자가 소액주주운동의 계보를 이었다.

둘의 개혁 성향은 삼성전자 주총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장 정책실장은 1998년 주총에서 13시간 30분간 계열사에 대한 출자 문제 등을 경영진에게 지적했고, 김 후보자는 2004년 삼성전자 주총에서 윤종용 당시 부회장과 격렬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강력한 재벌 개혁에 앞장섰지만 최근에는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는 점도 둘의 공통점이다. 장 정책실장은 최근 강경 발언이 크게 줄었고, 김 후보자는 때에 따라 진보진영에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합리주의적 성향이란 점이 그렇다. 재계 관계자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경제민주화의 기틀을 마련한 참여연대 인사들이 경제정책을 이끈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선 다소 충격이지만, 경제 살리기가 급선무인 만큼 균형 잡힌 정책을 기대해본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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