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필리핀의 남중국해 석유시추 추진에 크게 반발하며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밝혔다. 최근 친중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다분히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의식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된 최악의 상황을 거론한 시진핑 주석의 발언을 소개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차 방중한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날 해안경비대 행사 연설에서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놨다. 두테르테는 15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당시 필리핀이 분쟁해역 석유시추에 나설 것이라는 방침을 밝히고 “이 지역이 중국령이라면 그건 당신(시주석)의 견해일 뿐”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시 주석이 부드러우면서 단호한 어조로 전쟁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게 두테르테 대통령의 전언이라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 조치의 일환으로 남중국해와 인접한 하이난(海南)성의 한 해군기지에 사거리 400㎞인 지대공미사일 훙치(紅旗ㆍHQ)-9 포대를 배치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2월 중국이 남중국해 내 일부 인공섬에 HQ-9 포대를 배치했다며 관련 위성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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