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직 보험설계사 A씨는 자녀 2명과 함께 63건의 보험에 가입한 뒤 가짜로 입원확인서 등을 위조해 보험금 1억3,000만원을 받아냈다. 과거 보험 설계사로 일하면서 보험사의 서류심사가 허술하다는 점을 이용했지만, 결국 당국의 수사망에 걸려들었다.
#2 병원장 B씨는 2010년부터 입원이 필요 없는 환자들에게 입원을 권유하고 허위진단서를 발급해 환자 130명이 보험금 45억원을 타내도록 했다. 그는 책상 위에 ‘보험사 돈은 눈먼 돈’이란 문구까지 써놓고 환자들이 보험사기에 가담하도록 부추겼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7,185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2015년보다 9.7%(636억원)나 증가한 것이다. 적발 인원은 모두 8만3,012명이었다. 지난해 1인당 평균 보험사기 금액도 87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1.5%나 급증하며 역시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 당국이 보험사기를 뿌리뽑기 위해 지난해부터 조사 인프라를 대폭 확대하고 수사당국과의 공조를 확대하며 허위신고·피해과장 등의 방식으로 보험금을 타내던 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적발된 보험사기의 70.9%(5,097억원)는 A와 B씨의 사례처럼 허위 또는 과다 입원·진단 조작 등이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과다 입원 등의 형태가 범죄라는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살인·자살·방화 등 고의로 사고를 유발하는 형태는 16.9%(1,125억원)였다.
특히 전체 보험사기의 절반 이상을 웃돌던 자동차보험 사기 비중이 45%(3,231억원)까지 감소했다. 차량 블랙박스와 폐쇄회로(CC)TV 설치가 보편화한 영향이 컸다. 연령별로는 30~50대(5만8,000명)는 전년보다 3.6% 줄어든 반면 60대(1만1,200명)는 9% 증가했다. 적발된 사람의 68.8%는 남자였고, 여자는 31.2%였다. 김상기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부국장은 “지난해 도입한 보험사기 3중 레이더망을 바탕으로 상시 감시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