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문재인 정부의 첫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강경화(62)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는 비(非) 외무고시, 비(非) 북미라인 출신에 첫 여성 외교부 장관 후보자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또 하나의 파격 인사로 평가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인선발표에서 강 후보자에 대해 "외교부 국장 이후 2006년부터 유엔에서 국제 외교 무대에서 쌓은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이 시기의 민감한 외교현안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적임자"라고 말했다. 비 외무고시 출신의 첫 여성국장과 한국 여성 가운데 유엔 최고위직에 임명되는 등 외교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초, 최고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따라지는 만큼 내각 구성에서 성 평등이라는 관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문 대통령은 강조했다.
강 후보자는 통역 업무를 하다가 뒤늦게 외교부에 합류했지만, 한국 여성으로서는 유엔 기구 최고위직에 진출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강 후보자는 이화여고,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한 뒤 미국 매사추세츠대 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졸업 이후 KBS 영어방송 PD 겸 아나운서로도 일했다. 국회의장 국제비서관, 세종대 조교수를 거쳐 1999년 외교통상부 장관보좌관으로 특채됐다.
강 후보자는 2005년 당시로서는 두번째 여성 국제기구국장(당시 국제기구정책관)이 된 후 유엔 외교무대를 본격적으로 누볐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재직 말기인 2006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 부판무관이 됐고, 2011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를 역임했다. 2013년 4월부터는 재난 등 비상상황에 처한 회원국에 유엔의 자원을 배분하는 유엔 산하기구인 OCHA의 사무차장보 겸 부조정관을 맡았다. 유엔에서 활동하면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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