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의 날이었다.
그는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니와 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3-0 대승을 이끌었다. 저돌적인 돌파에 이은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선제 결승골을 만들었고 킬 패스로 임민혁의 두 번째 골을 도왔다. 한국은 백승호의 쐐기골까지 터지며 완승했다.
이승우의 머리 옆에는 ‘SW’라는 영문 이니셜이 선명했다. 그는 지난 15일 외출 때 미용실에 가서 이니셜을 새겨 넣었지만 그 동안 헤어밴드로 꽁꽁 숨겨 놓고 있다가 이날 공개했다. ‘SW’는 이승우의 영문 이니셜인 동시에 ‘6연승을 하겠다’(Six Wins in a row)는 의미도 있다. 그는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6번 이겨 수원에 가고 싶다는 뜻을 담았다”고 밝혔다. 조별리그 3연승에 16강과 8강, 4강을 모두 승리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결승 무대를 밟고 싶다는 염원이다.
이승우는 “첫 경기라 대부분의 선수들이 긴장했다. 초반에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골을 넣은 뒤 페이스를 찾을 수 있었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골이 나와서 좋다”고 미소 지었다. 전반 막판 자신이 도움을 올리고 조영욱이 넣은 골이 비디오판독으로 취소된 것에 대해서는 “이런 일이 처음이라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정확한 판정으로 오심을 없애겠다는 취지니 받아들여야 한다”고 의연하게 답했다.
그는 경기 당일 새벽 동료 백승호가 2골을 넣은 꿈을 꿨다. 이승우는 “꿈에는 승호 형이 두 골 넣었는데 오늘 한 골을 넣었다. 아쉽게 안 맞았다”고 농담하며 여유를 보였다. 23일 상대할 아르헨티나에 대해 “아르헨티나는 아시다시피 브라질과 함께 남미 최고의 강 팀이다”면서도 “아르헨티나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르헨티나전 승리로 예선 통과를 확정하고 싶다”고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전주=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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