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 개막한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라 세계 영화계에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가 19일 칸영화제에서 첫 시사회를 하다 기술적인 문제로 상영이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소동을 겪었다.
AFP 등 외국언론과 국내 영화계에 따르면 19일 오전 8시 30분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언론을 상대로 열린 ‘옥자’의 세계 첫 상영은 소란스럽게 시작됐다. 스크린에 '옥자'의 투자사인 넷플릭스의 타이틀 로고가 올라가자 객석에서는 '우'하는 야유와 이에 맞서는 박수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로고가 사라지고 영화가 본격 시작됐는데도 야유와 박수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휘파람을 불거나 야유를 멈추라며 "스톱"이라고 외치는 소리가 뒤섞이며 소란은 더 커졌다.
소란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자, 영화제 사무국은 영화 시작 8분만에 '옥자' 상영을 중단했다. 객석에 불을 밝힌 주최측은 소동을 일으킨 일부 기자들을 퇴장시킨 뒤 10분여 만인 8시 49분께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상영했다. 영화제 사무국은 보도자료를 내고 “전적으로 기술적인 문제로 상영이 중단됐다가 재개됐다”며 “(봉준호) 감독과 스태프, 관객들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날 소동은 세계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가 투자한 영화에 대한 일부 관객의 반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추측이 한 때 나돌기도 했다. ‘옥자’는 넷플릭스가 5,000만달러를 투자해 만든 영화로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등 유명 배우가 출연해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옥자’는 경쟁부문에 동반 진출한 넷플릭스 영화 ‘더 메이어로위츠 스토리스’(감독 노아 바움백)와 함께 극장과 온라인 동시 상영이라는 넷플릭스의 시장 전략 때문에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이 발표된 뒤 프랑스 영화계의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17일 칸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스페인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가 기자회견에서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영화에 황금종려상이 돌아가면 엄청난 모순"이라고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다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옥자'는 이날 오후 7시 일반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공식 상영회를 갖는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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