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세월호 3층에서 발견된 유골의 일부가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2반 허다윤(참사당시 17세) 양으로 확인됐다. 참사 발생 1129일만이다.
단원고 고창석 교사에 이어 두 번째 미수습자로 확인된 다윤 양은 마음이 따뜻한 친구였다. 세월호 참사 당시 헬기가 구조하러 왔을 때 긴박한 상황에서도 자신보다 뒤에 있던 친구를 앞으로 보내며 구조순서를 양보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배 밖으로 빠져 나오지 못했다.
부모에겐 속 깊은 딸이었다. 거의 매일 전철역으로 나가 퇴근하는 아버지를 마중했다. 희귀병인 신경섬유종을 앓고 있는 어머니의 걱정에 집안 일도 많이 거들었다. 어려운 가정형편을 생각해 값비싼 물건을 사달라고 떼를 쓰는 일도 없었다고 한다.
아이들을 워낙 좋아해 중학생 때부터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가서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며 유치원 선생님을 꿈꿨다. 그러나 이제는 이룰 수 없는 꿈이 돼버렸다.
3년 전 수학여행 떠나면서 다윤 양은 아버지의 검정 모자가 마음에 든다며 빌려 쓰고 갔다. 그 모습이 부모들이 본 다윤 양의 마지막이 됐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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