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씨가 촬영 도중 못하겠다고 집에 갈까봐 걱정했어요.”
배우 김희선과 첫 예능프로그램 촬영을 마친 박상혁 책임프로듀서(CP)는 “솔직히 걱정했다”고 말했다. “일찍 데뷔해 톱스타 생활을 한 김희선이 열악한 시골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까” 우려했던 것이다. 걱정은 기우였다. 김희선은 동네에서 나무를 구해다가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의자를 만들고, 꽃게라면을 냄비째 들이키는 등 털털한 모습으로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호텔에서 열린 올리브TV 예능프로그램 ‘섬총사’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 CP는 “김희선이 머물던 집에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씻지를 못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그가 촬영을 포기할까봐 불안했다”며 “처음엔 당황했는데 워낙 성격이 털털해서 그런지 금방 적응하고 재미있어 하더라”고 말했다.
김희선은 2013년 SBS 예능프로그램 ‘화신’에서 MC로 활약한 적은 있으나, 야외에서 촬영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기는 처음이다. 김희선은 정용화와 함께 메인 MC 강호동의 추천으로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박 CP는 “강호동이 진행하는 JTBC ‘아는 형님’에 김희선이 게스트로 출연한 것을 계기로 섭외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3월 방영한 ‘아는 형님’ 촬영 도중 김희선이 게임에서 졌고,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자’는 강호동의 소원을 들어주게 됐나는 것이다.
“예쁜 섬에서 푹 쉬면 된다”는 박 CP의 설명을 듣고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희선은 챙 모자를 10개 이상 챙겨오며 섬 생활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그러나 4박 5일 동안 촬영이 이어지면서 챙겨온 의상은 그대로 두고 파자마를 입은 채 섬을 누비는 자연인으로 돌아갔다는 후문이다.
올리브TV ‘섬총사’는 도시에 살던 세 스타가 섬 마을에서 주민들과 함께 지내며 살아보는 섬 생활기를 그린다. 출연자들이 배우나 가수로서의 제 역할에서 벗어나 평소 하고 싶던 일을 즐기는 욜로(YOLO·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이를 위해 시간과 돈을 소비하는 태도) 라이프를 선보인다.
출연자들은 이미 4월 말 전남 신안군에 위치한 우이도를 찾아가 첫 촬영을 맞췄다. 강호동은 평소 배우고 싶었던 기타를 쳤고, 목공예 실력이 뛰어난 김희선은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의자를 만들었다. 정용화는 자전거로 해변을 산책하며 여유를 즐겼다.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여유를 즐긴다는 콘셉트 때문에 tvN ‘삼시세끼’와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 CP는 “참신한 형식의 프로그램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섬에 간다는 설정은 ‘삼시세끼’와 비슷하지만, 우리는 마을 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게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세 출연자가 요리를 못한다”며 웃었다.
‘섬총사’의 한리나 PD는 “우이도가 참 아름답다. 경치에서 오는 시각적 즐거움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 CP는 “일주일 전 먼저 섬에 들어가 자연 경관들을 화면에 담았다. 다큐멘터리 같은 분위기가 강할 것”이라며 “크게 터지는 웃음이 아니라 잔잔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예능”이라고 밝혔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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