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현실 새기고 초심 찾겠다”
“개혁 대신 지역구 챙기기에 매진”
이달 초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복당한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100일 간의 정치 모험이 실패했다”며 “초심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18일 밤 자기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서다.
장 의원은 ‘실패한 100일에 대한 반성문’이라는 제목의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제 자신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시작한 100일 간의 정치 모험이 완벽히 실패했음을 진솔하게 고백한다”며 “이 초라한 현실을 가슴에 새기고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자신이 과욕을 부렸음을 인정했다. 그는 “기초가 튼튼한 정치인으로 다시 태어나고, 그 기초를 바탕으로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정치인으로 거듭나겠다”며 “거창하게 자유한국당을 개혁하겠다고 말하지 않겠다. 개혁이니 보수니 운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구(부산 사상구) 의원으로서 성실하게 저의 공약들을 꼼꼼하게 챙기면서 부지런히 구민들께 다가가서 소통하며 대화하고, 억울한 곳, 힘든 곳에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선택의 배경도 털어놨다. “지역구 정치적 동지들의 정치 생명을 책임질 강인함이 부족했고, 징검다리 재선 의원의 내공으로 새로운 가치에 도전하는 주체가 되기엔 역부족이었다”며 “구(舊)새누리당으로부터 철저히 버림 받고 무소속으로 내팽개쳐진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신 분들을 외면만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결국 지역구 여론에 따랐다는 설명이다. “한 개인에 대한 실망으로 큰 대의를 놓쳐버린 저의 작음도 고백한다”며 바른정당 대선 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탈당 뒤 심적 고통도 토로했다. 그는 “보수의 괴멸적 파멸적 패배의 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자책감으로 죄인의 심정으로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바른정당을 탈당한 이후 제게 돌아온 것은 엄청난 고통과 비판과 조롱뿐이었지만, 그 비판들 속에서 제가 그 동안 얼마나 큰 기대와 사랑을 받고 있었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대와 응원을 보내준 국민에게 드린 상처는 제가 정치를 떠나더라도 평생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 큰 멍에로 남아 버렸다”며 “조금이라도 국민의 상처를 치유해 드리는 길은 솔직한 고백과 용서를 비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충성스럽게 일하고 쇄신하고 또 쇄신하겠다. 국민 뜻에 따라 제 정치를 고민하겠다. 깊은 성찰과 반성으로 새롭게 태어나겠다”며 글을 맺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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