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지휘할 특별검사로 임명된 로버트 뮬러(73)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대쪽 같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뮬러 특검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북부 담당 연방검사, 법무부 범죄국장 등을 역임한 후 2001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임명을 받아 제6대 FBI 국장에 취임했다. 취임 닷새 만에 맞은 9ㆍ11 테러 사태를 발군의 리더십으로 헤쳐나가 FBI를 범죄수사기관에서 대테러 기관으로 전환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시 행정부에 맞서 정보기관의 권력 확장을 멈춰 세운 일화로도 유명하다. 2004년 부시 전 대통령이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국내 감청 권한을 연장하려 하자 뮬러는 직책을 걸고 반발해 이를 좌초시켰다. 당시 FBI 부국장이었던 토마스 피카드는 “그(뮬러)는 외압에 절대 굴하지 않는다"며 "(재임) 12년간 FBI를 정치에서 벗어나게 해준 국장”이라고 극찬했다.
뮬러 특검은 이 과정에서 코미 전 국장과도 특별한 인연을 쌓았다. 당시 법무차관이었던 코미는 뮬러와 함께 백악관에 대항한 ‘전우’였다. 2013년 뮬러가 FBI 국장직에서 퇴임하자 오바마 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을 후임자로 지명했다. 뮬러 특검은 이임식 연설에서 코미 신임 국장을 “정직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평소 완벽한 자기 관리로도 유명하다. 구설에 오르지 않기 위해 12년 동안의 FBI 국장 재임기간 내내 가족 외에는 누구와도 골프를 치지 않았을 정도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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