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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로 바뀐 정권은 우매한 민중의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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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로 바뀐 정권은 우매한 민중의 민주주의”

입력
2017.05.1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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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학서 신세계 고문, 이대 강의서

폄하 발언 논란… “오해 불러” 사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전경. 뉴스1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전경. 뉴스1

구학서(71) 신세계그룹 고문(전 회장)이 이화여대 강의에서 위안부 합의와 관련한 한국의 태도를 깎아 내리고, 촛불집회와 현 정부에 대해 ‘우매한 민주주의’라는 폄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구 고문의 발언은 전날 오후 이화여대 경영대학 '경영정책' 수업에서 나왔다. 구 고문은 이 자리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일본은 일을 번복하지 않는데 우리나라는 자꾸 번복한다" “국민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위안부 합의를 안 지키는 현 정권은 이해가 안 된다” "양국 장관이 만나 합의한 내용을 국민들이 다시 합의하라고 한다"고 했다.

구 고문은 촛불집회와 노무현·문재인 정부도 폄하했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말을 인용하면서 "2,400년 전 ‘우매한 군중에 의한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했다"며 "촛불로 바뀐 정권은 우매한 민중이 이끄는 민주주의"라고 했다. 노무현 정부 때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거나, 골프를 치고 호텔서 식사를 즐기는 여성들을 언급하면서 여성가족부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재학생 최모(23)씨는 “구 고문의 말에 반발한 학생 중 일부가 수업 도중 강의실을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한 학생이 ‘한 번 더 생각하고 말씀하시라’고 전하자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며 “많은 학생들이 퇴장해 오후 4시45분 종료 예정이던 강의는 예정보다 10여분 일찍 끝났다”고 전했다. 이 수업은 기업 경영인들이 돌아가며 강의하는 식으로 진행되며, 이수하면 경영대 학사 졸업논문을 대체할 수 있어 학생들의 인기 수업 중 하나다.

구 고문은 논란이 일자 대학 사이버캠퍼스에 “개인적인 생각을 피력하는 과정에서 의도와는 다르게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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