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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책엔 ‘능력’ 정무직책엔 ‘친문’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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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책엔 ‘능력’ 정무직책엔 ‘친문’ 발탁

입력
2017.05.1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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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기강비서관에 김종호 임명

검찰 아닌 감사원 출신 ‘파격’

정무비서관ㆍ국정상황실장엔

손발 맞춰온 한병도ㆍ윤건영 임명

세대교체 의지 86그룹 약진도

청와대 비서실 라인업. 한국일보
청와대 비서실 라인업. 한국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비서관급 인선을 속속 발표하며 ‘일하는 청와대’ 의 라인업을 탄탄하게 구축하고 있다. 인사와 예산 등 전문성이 필요한 직책은 대통령 인연과 무관하게 능력이 검증된 인사를 중용하고, 대통령과 교감이 필요한 직책은 선거 운동 기간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을 대거 포진시킨 게 특징이다.

이날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임명된 김종호 감사원 공공기관 감사국장은 전문성에 초점을 맞춘 인사다. 공직기강비서관에 주로 검찰 출신 인사들이 발탁된 전례에 비추면 파격 인사로도 평가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보수정권에서는 검찰을 기용해 감찰 대상자인 각 부처들을 장악하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감사원 출신 김 비서관은 (검찰 출신이 집중한) 범죄혐의뿐만 아니라 근무태만 등 훨씬 넓은 범위를 점검할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임명된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 이정도 총무비서관도 문 대통령과의 인연은 없지만 전문성을 인정받아 중용된 경우다.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하며 외압에 맞선 점이 높이 평가 받았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동아일보 기자에 네이버 부사장을 거친 미디어 전문가다.

반면 정무 감각이 요구되는 자리에는 문 대통령의 곁을 지켜온 인사들이 속속 내정됐다. 여야 정당과의 소통을 맡는 정무비서관에는 친문 인사로 꼽히는 한병도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 익산 출신으로,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조직본부 부본부장을 맡으며 문 대통령의 약점으로 꼽힌 호남 표심을 끌어오는 데 기여했다. 국정상황 전반을 점검하는 국정상황실장(비서관급)에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윤건영 선대위 제2상황실 부실장이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연설문을 담당할 청와대 연설비서관에는 신동호 전 선대위 메시지팀장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인으로 등단한 이력이 있는 신 전 팀장은 문 대통령이 당 대표를 하던 시절부터 연설문 집필을 담당했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 조용우 전 선대위 공보기획팀 선임팀장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기록할 국정기록비서관을 맡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는 제1부속비서관은 선대위에서 일정을 담당했고 지금도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그림자 수행하는 송인배 전 선대위 수행총괄팀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에서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를 보좌한 유송화 전 부대변인은 제2부속비서관으로 비슷한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청와대 부대변인으로는 여성을 임용할 예정으로 KBS 아나운서 출신 고민정 선대위 대변인이 유력하다.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의 약진도 눈에 띈다. ‘청와대 2인자’인 임종석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김수현 사회수석이 모두 대학 시절 민주화운동에 몸 담은 80년대 학번이다.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이끌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문 대통령이 추구하는 개혁 과제 실현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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