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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꿀팁] 강아지 우울증, 최고의 명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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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꿀팁] 강아지 우울증, 최고의 명약은?

입력
2017.05.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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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이 가족과 어울리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서 보내는 등 주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반려견이 가족과 어울리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서 보내는 등 주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현대인에게 마음의 감기라는 우울증, 항상 밝고 활발했던 반려견도 몸이 아프거나 오랜 시간 혼자 있는 것이 반복되면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반려견의 우울증에 대해 잘 모르는 보호자들은 우울증으로 인한 변화를 알아차리기 어렵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요즘 진료를 하다 보면 보호자들이 전하는 반려견의 증세가 우울증으로 진단될 때가 많다.

다행히 일반적으로 개들은 항상 행복한 동물이며, 그들은 매 순간을 위해 산다. 그러므로 우울증이 건강상의 문제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면 조금만 노력하면 회복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만성 우울증은 강아지의 면역체계를 약화시켜서 질병에 쉽게 걸리게 하는 악순환의 고리로 들어서게 만들기에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반려견이 우울한 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임상적으로 개의 우울증은 ‘개가 가족과 어울리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서 보내고, 주변 환경에 무관심하며, 먹는 것에 거의 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행동’으로 정의된다. 개가 최근에 좋아하는 놀이에 관심이 없거나, 산책을 싫어하고 움직이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 대부분의 시간에 시무룩하고 무기력해 보일 경우, 그리고 식욕이 저하된 경우가 우울증에 해당할 수 있다. 급격한 체중 감소, 비정상적인 털 빠짐,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음, 숨기(혼자 있으려고 함), 평소보다 집안을 많이 어지럽힘, 신체부위를 과도하게 핥거나 깨무는 행동도 우울증 증상이다. 또 사람과 마찬가지로 우울증에 걸리면 불안 장애 증세를 보이는데 의미 없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평소와 다른 습관을 보이는 지 세심하게 지켜봐야 한다.

주변 환경이 변하거나 건강 문제 등으로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주변 환경이 변하거나 건강 문제 등으로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우울증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개는 습관성 동물로서, 반복되는 일상을 좋아하고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따라서 주변 환경의 어떤 변화도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고 이는 결국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함께 사는 동물의 죽음, 주인의 우울한 상태, 새로운 가족 구성원의 추가, 나이 듦도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 .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도 우울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예컨대 앞서 언급한 우울한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면 급성 감염, 저혈당증, 중독 등의 건강상 문제가 있는 지 의심해 볼 만 하다. 몇 주 동안 우울증을 보였다면 관절염, 췌장염, 신부전, 암 등의 만성 질환도 체크해봐야 한다. 따라서 우울증의 증상이 환경 변화로 인한 것 같지 않거나 1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에 내원해서 건강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반려견이 우울증에 걸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건강 이상으로 인한 것일 수 있기에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 질환을 해결해야 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개도 호르몬 등 체내의 화학적 불균형으로 인해 만성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 항우울제를 처방 받아야 한다.

우울증이 환경 변화로 인한 것이라면, 더 많은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함께 놀아주고, 긴 시간 산책을 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함께 살던 동물이 사망해서 외로움이나 슬픔으로 개가 우울해지면 공원이나 반려견 카페 등을 방문해 다른 개와 사귈 기회를 많이 갖도록 한다.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개에게 가족의 사랑이 듬뿍 담긴 스킨십은 최고의 치료법이다. 하지만 개가 스킨십을 거부하는 상황이면 무리하게 껴안기보다 개 옆에 가만히 앉아있거나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것도 좋다. 운동과 노즈워크(반려견이 코를 사용하는 모든 후각 활동)는 개의 기분을 좋게 할 뿐만 아니라 면역력 향상에도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시중에 나온 반려견에게 진정 효과가 있는 음악도 도움이 된다. 특히, 분리불안으로 유발된 우울증의 경우 부드러운 음악은 개가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느끼게 만들어 준다.

혼자 외로움을 달래는 시간이 긴 반려견은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도 높다. 게티이미지뱅크
혼자 외로움을 달래는 시간이 긴 반려견은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도 높다. 게티이미지뱅크

반려인이 주의할 점도 있다. 개들은 반려인의 기분과 집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주인이 우울하다면 개도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집안 분위기가 긴장되면 개도 불안해 한다. 행복하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지내는 게 사람에게도, 개에게도 좋다는 얘기다.

영국의 한 일간지는 ‘집에 혼자 있는 반려견 4마리 중 1마리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 는 연구결과를 보도한 적이 있다.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로시간이 긴 우리나라는 반려견이 집에서 혼자 외로움을 달래는 시간이 더 길기 때문에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도 높은 것 같다. 오늘 귀가하면 반려견에게 이상 징후는 없는지 세심히 관찰하고 우울증 예방과 해결을 위해 노력 해보자.

문재봉 수의사(이리온 동물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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