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개관식으로 첫 공식 행보
“2030년 3개 이상 사업서 세계 1위”
3년간 바이오 등 36조원투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4년 만에 경영 일선에 공식 복귀했다. 2030년까지 3개 이상의 사업 부문에서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공격적인 경영을 예고했다. CJ그룹이 그 동안 추진했지만 지지부진했던 기업 인수ㆍ합병(M&A)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회장은 17일 경기 수원에서 식품ㆍ바이오 융ㆍ복합 연구개발(R&D) 연구소 ‘CJ블로썸파크’ 개관식 겸 우수 임직원 시상식인 ‘2017 온리원 컨퍼런스’에 참석해 “2010년 제2 도약 선언 이후 획기적으로 비약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그룹경영을 이끌어가야 할 제가 자리를 비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해 글로벌사업도 부진했다”며 “가슴 아프고 깊은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2013년 5월 온리원 컨퍼런스 이후 이 회장이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이어 “오늘부터 다시 경영에 정진하겠다”며 경영 복귀를 선언한 뒤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미완의 사업들을 본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2020년 매출 100조원을 실현하겠다는 기존의 ‘그레이트 CJ’를 넘어 2030년 ‘월드베스트 CJ’를 새롭게 제시했다. 이 회장은 “2030년에는 세 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돼야 한다”며 “기존 산업이 쇠퇴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CJ의 콘텐츠, 생활문화서비스, 물류, 식품, 바이오 사업군은 국가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15년 코웨이 인수 무산 등 총수 부재 기간(2014~2016년) 투자액이 연 1조~2조원에 그쳤던 CJ그룹이 적극 투자에 나설 움직임이다. 실제로 CJ그룹은 올해 5조원을 비롯해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의 분야에 3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특별사면 이후 건강 회복에 집중해온 이 회장은 이날 휠체어를 타고 부축을 받기도 했지만, 단상에 올라 인사말을 하고 기념 식수 행사에서 직접 삽으로 흙을 푸거나 두 발로 걸을 정도로 건강이 호전된 모습이었다. 이 회장의 자녀인 이경후 CJ 미국지역본부 상무와 이선호 CJ주식회사 부장도 행사에 함께 참석했다. CJ 관계자는 “이 회장이 조만간 사무실로 출근하거나 계열사를 방문하는 등 업무를 직접 챙겨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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