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개혁 목소리… “TK자민련 당으로 뭐할 건가”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 내 중도파 의원들이 당 개혁에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원내대표를 지낸 정진석 의원이 대표적이다. 정 의원은 17일 “보수의 존립에 도움 안 되는 사람들은 육모방망이 들고 뒤통수를 뽀개야 한다”며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중진의원 간담회에 참석한 정 의원은 작심한 듯 “이번 대선 결과는 정부 수립 이후 최악의 보수대참패”라며 말문을 열었다. 정 의원은 “보수의 최후 보루라는 콘크리트 지지층 35%에서 3분의 1인 11%가 공중 분해됐다”며 “더 무서운 건 2040뿐 아니라 50대에서도 졌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계속 유권자가 될 사람들이 완전히 우리 당을 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현재의 한국당을 ‘TK(대구경북)자민련 당’이라고 일컫기도 했다. 개혁 성향의 비박계 의원들이 탈당해 바른정당을 만든 뒤 TK중심의 친박계가 당의 다수가 된 현실을 비판한 것이다. 정 의원은 “TK자민련 당으로 이제 무얼 할 것이냐”며 “정말 정신 바짝 차리고 보수의 존립에 근본적으로 도움 안 되는 사람들은 육모방망이 들고 뒤통수를 뽀개 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적으로 간주해 무참하게 응징해야 된다”고도 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정말 혁신적인 교두보를 고민하지 않으면 한국당의 미래는 결국 TK 자민련이라는 초라한 몰골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간담회에서 “선거 기간 내내 ‘샤이보수’라고 얘기했는데 샤이보수가 아니라 ‘셰임(shame)보수’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우리는 그래도 득표율 24%가 나왔으니 할만큼 했다고 생각하는데 강남ㆍ서초를 보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10%이상 나왔다”며 “그쪽 얘기를 들어보면 한국당은 너무 창피해서 못 찍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이어 “부패ㆍ수구와 결별하는 모습에서 (당 개혁을) 시작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과 나 의원을 두고는 차기 당 대표 도전설이 나오고 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성지원 인턴기자(고려대 사회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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