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 접전 끝 김관영 눌러
강성 反文…여권과 힘싸움 예고
정책위의장엔 초선 이용호 지명
대선 패배 후유증을 수습해야 할 국민의당 신임 원내대표에 4선의 김동철(62ㆍ광주 광산갑) 의원이 선출됐다. 당내에서 가장 강경한 반문재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평가 받는 김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부터 새 정부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향후 여권과의 정책 연대 및 협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김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김관영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와 향후 원내지도부를 이끌 정책위의장은 초선의 이용호(전북 남원ㆍ임실ㆍ순창) 의원이 지명됐다. 원내 수석부대표에는 재선의 이언주(경기 광명을) 의원이 선임됐다. 이 의원은 김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 후보로 함께 나선 인물이다. 원내 대변인에는 초선의 최명길(서울 송파을)ㆍ김수민(비례) 의원을,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위원으로는 초선의 김광수(전북 전주갑)ㆍ이태규(비례)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광주에서만 내리 4선을 한 김 원내대표에 대한 의원들의 지지는 호남 정치 복원과 야성(野性) 강화에 대한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그의 부상은 당내 주류였던 안철수ㆍ박지원계의 약화를 뜻하기도 한다. 선거 전 당내에선 주류의 지원을 받는 김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점쳐졌으나, 실제 투표에선 이들의 표심이 대거 분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원내대표는 수락 연설에서부터 문재인 정부에 대해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문 정부가 상당히 들떠 있고, 국민들에게 보여주기식 행보를 하고 있다”며 “문 정부가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면 국민의당이 가장 앞장서 막아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과의 연정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 (민주당이) 개별 의원을 접촉해 장관직을 제안하는 건 사이비연정”이라고 비난했다. 다만 그는 당내 최대 이슈인 바른정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 “지금 당장 통합을 추진하는 건 새 정부에 재를 뿌리는 것으로 국민들이 느낄 것”이라며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김 원내대표는 3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대선 패배 여파를 수습해야 하는 중책도 맡게 됐다. 그는 “차기 비대위원장은 당내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 후 결정하겠다”며 “이번 대선은 현실에 절망한 국민이 가장 확실한 정권교체를 선택하고, 잠시 국민의당에 대한 선택을 보류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 안팎의 여론은 차갑기만 하다. 최광웅 데이터정치연구소장은 이날 당 원외위원장 모임인 ‘미래와 혁신 준비모임’ 토론회에서 “대선의 키워드는 결국 경제 문제인데, 국민의당의 1번 공약은 자강안보였다”며 “호남 정치와 중도 우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득점 정책 없이 네거티브를 해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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