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홍영표 7표 차로 제압
김근태계로 가습기특위 맡기도
정부와 마찰 최소화, 당청 협의로
국정운영 뒷받침 주력할 듯
이낙연 총리 후보 청문회 첫 과제
야당과 개혁 협상 숙제 첩첩
개혁 성향의 3선인 우원식(60ㆍ서울 노원을) 의원이 16일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집권여당의 지위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사령탑에 선출됐다. 우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조기 안착을 돕는 ‘국정 동반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야당과의 협치를 이끌어내야 하는 만만치 않은 과제를 받아 들었다.
김근태(GT)계로 분류되는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총 투표수 115표 중 61표를 얻어 친문(친문재인)계인 홍영표 의원(54표)을 7표 차로 눌렀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해 1기 원내대표 선거 때 우상호 전 원내대표에게 7표 차로 석패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같은 표 차로 ‘재수’ 끝 승리를 거머쥐었다. 우 원내대표가 1년 간 절치부심하면서 공공연히 재도전 의사를 밝혀왔고, ‘준비된 원내대표’를 내건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988년 평화민주당 민권부국장으로 정치에 입문한 우 원내대표는 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최고위원을 지냈고, 2013년부터 갑을 문제를 다루는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개혁 입법에 앞장서 온 대표적인 개혁성향 의원이다. 그는 지난해 가습기 국조특위 위원장도 맡았다.
우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에서 “우리 모두가 문재인이고 민주당”이라며 “우리와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 나아가라는 명령으로 알고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당 대표와 함께 뚜벅뚜벅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우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와의 협력을 강조해왔던 만큼 마찰은 최소화하고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정부와 청와대, 당이 한 덩어리가 되겠다”며 “당청 간 협의 채널을 다각적으로 넓힐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장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부터 시작될 ‘인사청문회 정국’을 무사히 넘기는 것이 우 원내대표의 1차 과제다. 또 여소야대 정국에서 120석의 소수 여당을 이끌면서 야당과의 협상을 주도해야 한다. 정부조직법 개정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개혁ㆍ민생법안 처리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만만찮다. 우 원내대표는 먼저 검찰 수사권ㆍ기소권 분리, 국민소환제,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등 각 당의 대선 공통공약을 고리로 협치의 첫 걸음을 떼겠다는 복안이다. 우 원내대표는 “야당에 품이 넓은 원내대표가 되겠다”면서 당선 후 각 당의 원내대표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협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 5시간 만에 원내수석부대표에 박홍근 의원, 원내대변인에 강훈식ㆍ제윤경 의원을 임명하면서 원내지도부 구성에 속도를 냈다. 각각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의 기용으로 탕평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우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과제가 많으니 협력해 나가자. 우 원내대표가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축하인사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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