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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외면하는 대학신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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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외면하는 대학신문들

입력
2017.05.1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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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대구대학교 학보사 칼럼.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대구대학교 학보사 칼럼.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열심히 기사를 써도 아무도 보지 않으니 서럽습니다.”

대학 언론의 중심인 학보사들이 학생들의 외면으로 위기에 빠졌다. 낮은 열독률, 인력난과 편집권 갈등 등 내부 문제까지 겹쳐 학보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4월 대구대 학보사가 인터넷에 게재한 ‘학우들이 신문을 읽지 않는다’ 칼럼은 이 같은 학보사들의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학보사 기자가 쓴 해당 칼럼은 구독률이 저조해 괴로운 심정을 드러낸 ‘웃픈(웃기지만 슬픈)’글이어서 같은 처지에 있는 많은 대학 학보사들로부터 공감을 샀다. 대구대 학보사 홈페이지에서만 470여개의 ‘좋아요’ 응원을 받았다.

대부분의 학보는 교내에 가판대를 설치해 배포한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가판대에 학보가 수북하게 쌓여 있는 경우가 많다. 격주로 학보를 발간하는 세종대신문 관계자는 “가판대에 신문이 절반 이상 남아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학보의 열독률이 낮은 이유는 대학생들이 종이신문을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이다. 숙명여대 학보사 편집장인 김의정(21)씨는 “학보를 포함해 학생들이 종이신문을 어려워 한다”고 토로했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 3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6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20대의 종이신문 이용률은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낮은 7.4%였다.

교내 소식 위주로 기사를 구성하는 학보사의 특성도 낮은 열독률에 한 몫 한다. 고대신문 관계자는 “요즘 대학생들은 취직 준비 등으로 교내 상황에 관심을 가질 만큼 여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국 학보사의 애환을 소개하는 ‘내가 학보사 힘들다고 그랬잖아’ 페이스북 페이지 제작자도 “일부 학보들은 교내 행사 소개, 학교 미담 기사처럼 경쟁력 떨어지는 기사 위주로 채우니 학생들에게 외면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학보사의 경우 인력난, 학교와의 보도분쟁 다툼, 등의 고질적인 문제에 처해 있다. 학보사를 ‘내가 학보사 힘들다 그랬잖아’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실제 학보사의 경우 인력난, 학교와의 보도분쟁 다툼, 등의 고질적인 문제에 처해 있다. 학보사를 ‘내가 학보사 힘들다 그랬잖아’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여기에 학보사를 지원하는 학생들이 점점 줄고 있어 인력난까지 가중되고 있다. 세종대 신문 관계자는 “5, 6명이 8개 지면을 채워야 하는 상황이라 여유가 없다”며 “업무 강도 때문에 신입 회원들이 쉽게 그만둔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학보사도 인력난 때문에 3년 전부터 12개 지면을 8개 지면으로 줄였다.

일부 학보사들은 학교 측과 편집권 갈등까지 빚고 있다. 지난 3월 서울대 학보사 대학신문은 주간 교수의 편집권 침해로 백지 발행을 했다. 청주대 학보사 역시 같은 이유로 발행 중단을 선언했다.

다방면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학보사도 있다. 경희대 학보사 '대학주보'는 자체적으로 동영상과 카드뉴스 제작을 강화해 재학생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대학주보 페이스북 페이지
다방면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학보사도 있다. 경희대 학보사 '대학주보'는 자체적으로 동영상과 카드뉴스 제작을 강화해 재학생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대학주보 페이스북 페이지

그래서 요즘 학보사들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고려대, 경희대, 성균관대 등 여러 학보사는 카드뉴스, 동영상등 대학생들에게 친숙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디지털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희대 학보사 ‘대학주보’는 발간 방식을 파격적으로 바꿨다. 지면 발간 후 온라인에 기사를 올리는 기존 방식을 폐지하고, 온라인 기사를 먼저 올린 후 학생들 반응에 따라 지면에 싣는 것. 경희대 학보사 편집장 기호웅(26)씨는 “철저히 학생들 취향에 맞춰 학보를 만든다”며 “다양한 주제의 카드뉴스를 제작하고, 지난해만 생중계 방송을 포함해 총 90개의 동영상을 올리며 친숙한 이미지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독자를 의식한 학보의 변신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변화에 빠른 20대를 위해 학보도 디자인, 영상 부분을 강화하는 등 온라인을 신경 써야 한다”며 “대학생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생활형 기사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빛나 인턴기자(숙명여대 경제학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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